의료진이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판독하고 있는 모습./서울대병원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 ‘흉부 방사선(X선)’ 검사 대상이 기존 ‘20세 이상’에서 2027년부터 ‘50세 이상’으로 올라간다. 흉부 X선 검사는 폐결핵을 찾기 위한 목적인데, 실제 검사 대상자들의 폐결핵 발견율이 미미해 정부가 대상 연령을 높인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국가건강검진 흉부 방사선 검사 개선 방안’을 심의했다고 31일 밝혔다. 20세 이상 전 국민이 대상이었던 흉부 X선 검사를 연령별 결핵 발병률 등을 고려해 50세 이상으로 바꾸는 게 주요 골자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가건강검진에서 폐결핵 발견율은 0.03%(2023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검진 비용은 한 해 1426억원으로 전체 국가건강검진 비용의 21% 이상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그동안 흉부 X선 검사를 둘러싸고 “검사 효과 대비 비용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복지부는 이번 조치로 흉부 방사선 검진 비용이 981억원 수준까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사 시작 시점을 50세로 맞춘 것은 해당 연령에서 결핵 환자가 급증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 결핵 발병률은 40~44세의 경우 10만명당 12.6명이지만 50~54세에서 20.7명으로 크게 올랐다. 복지부 관계자는 “결핵 발병률을 살펴보면 50세는 일종의 변곡점에 해당한다”며 “50세부터 검사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 국제 결핵 정책의 핵심 전략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20~49세 가운데에서 결핵 고위험 직업군에 한해서는 엑스레이 검사를 한시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고위험 직업군은 감염병 관리 취약 사업장 근무 직종과 호흡기 유해인자 취급 직종 등 70개다. 의료계 종사자와 함께 콜센터·물류센터 근무자 등 다중이용시설 종사자도 포함된다.

이번 개편은 2027년 국가건강검진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검진 대상자 데이터 구축과 관련 고시 개정 등을 위해 약 1년의 준비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