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3월 현장으로 조기 복귀했던 인턴들이 내년부터 올라가는 레지던트 선발 과정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호소해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종료된 전국 수련 병원들의 레지던트 선발 과정에서 상당수 ‘조기 복귀’ 인턴들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의정 사태 당시 병원 정상화를 이유로 3월과 6월에 일부 인턴이 복귀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9월에 복귀했는데 조기에 복귀한 이들의 탈락률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내년 레지던트 선발은 이달 초 원서 접수를 시작으로, 필기·면접 등을 거쳐 19일 당락자가 결정됐다.
조기 복귀 인턴들은 이 같은 결과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주장한다. 앞서 레지던트 선발 전형이 시작하기 전인 지난 10월부터 의사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3·6감 인턴 인생 망했네’라든지 ‘복귀 인턴들 미안한데 3·6감 내가 최하점 줄 거야’ 같은 일종의 선전포고가 올라왔기 때문이다. 여기서 3·6감은 3월과 6월에 복귀한 감귤(사직하지 않거나 일찍 복귀한 전공의를 낮춰 부르는 말)의 줄임말이다. 레지던트를 선발할 때는 면접, 인턴 점수 등이 고려되는데 이런 점수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선배 레지던트들이 조기복귀 인턴들의 평가를 박하게 주겠다가 이미 예고한 셈이다.
그리고 해당 커뮤니티에서는 실제 전형 결과에 이런 조기복귀자 차별이 이뤄졌다는 고백이 공공연히 올라오고 있다. 한 작성자는 ‘3·6감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서 1대 1(정원 한 명에 지원자 한 명)이었는데도 떨궜음’이라고 올렸고, 다른 작성자들은 ‘우리는 3·6감부터 컷하고 들어감’, ‘군필 떨턴>9 사과>3·6감 이긴 한듯’이라며 자신들이 근무하는 과의 레지던트 선발 기준을 공유했다. 여기서 떨턴은 지난해 레지던트 시험에서 낙방하고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는 뜻이며, ‘9 사과’는 9월에 복귀한 감귤 아닌 이들을 칭한다. 이들에 따르면 성적이나 면접 결과보다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인턴을 했는지가 합격과 불합격을 가른 셈이다.
이런 불공정 사례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속속 드러나면서 3월 복귀 인턴들은 일찍 의료 현장에 돌아온 이들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한 인턴은 “의료 공백 상황에서 조기에 현장에 투입돼 과중한 업무를 감내했음에도, 9월에 복귀한 인턴과 동일한 시점에 레지던트 선발 경쟁에 참여하게 됐다”며 “현장에서는 3월 조기 복귀 인턴이 ‘조기 복귀자’라는 이유로 불리하게 평가되거나 실제로 다수 탈락하는 결과가 발생했다”고 호소했다. 그는 “3월 조기 복귀 인턴에 한해 해당 인턴이 지원했던 수련 병원에서 병원 재량으로 활용할 수 있는 탄력 정원(별도 정원)을 한시적으로 허용해 조기 복귀자의 공익적 기여를 고려한 추가 선발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여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