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6일 경기도 고양시 CHA의과학대학교 일산차병원 신생아실에서 간호사가 신생아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에서 쌍둥이(다태아)의 임신·출산이 급격히 늘고 있는 가운데, 산모와 태아에게 위험이 수반될 수 있는 쌍둥이 출산을 줄일 수 있도록 정책이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18일 ‘다태아 정책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쌍둥이 출산은 산모와 태아에게 고위험을 수반하는데,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보호하고 쌍둥이 임신을 낮추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출생아 중 쌍둥이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3.7%(1만6166명)에서 지난해 5.7%(1만3461명)로 증가했다. 이 중 세쌍둥이 이상의 고차 다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2.4%(392명)에서 3.4%(457명)로 늘었다.

한국의 쌍둥이 출산율은 지난해 기준 분만 1000건당 28.8건이다. 세계 다태아 출생 데이터(HMBD)에 포함된 나라 중 그리스(29.5건)에 이어 둘째로 높았고, HMBD 국가 평균(15.5건)의 두 배에 이르는 수준이었다.

고차 다태아 출산율은 분만 1000건당 0.67건으로 HMBD 국가 중 가장 높았고, 평균(0.2건)의 3배를 넘어섰다.

보고서는 세계 다른 나라들의 쌍둥이 출산율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한국은 늘어나는 점이 특이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출산 연령이 상승하고 의료 보조 생식 기술은 발전하는 가운데, 한 번의 임신·출산을 통해 두 자녀를 동시에 낳고 양육하려는 ‘출산 편의주의’가 한국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산모 평균 출산 연령은 2015년 32.2세에서 지난해 33.7세로 높아졌다. 특히 쌍둥이 산모 평균 출산 연령은 35.3세로 단태아 산모(33.6세)보다 높다. 난임 시술 환자 수도 2018년 12만1038명에서 지난해 16만1083명으로 7년 새 33% 증가했다.

보고서는 “정책이 출산 이후 고위험 신생아에 대한 의료적 개입과 경제적 지원, 출산 이후 일회성 경제적 지원에 편중됐다”며 “임신 전 단계에서 건강권을 보장하고, 쌍둥이 임신율을 낮추기 위한 정책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