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일반 시민이 내는 기부금은 크게 늘어난 반면, 기업 등 법인이 내는 기부금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기부금 규모가 늘었는데, 그 증가세는 개인 기부자가 이끌었다는 뜻이다.

14일 보건복지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개인과 법인이 낸 기부금은 2013년 12조4859억원에서 2023년 16조281억원으로 약 28% 늘었다. 기부금 총액은 2021년 15조5541억원을 기록한 뒤 이듬해 15조977억원으로 줄었지만, 2023년 다시 늘며 16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국세청에 신고된 개인·법인 기부금을 집계한 것이다.

기부 주체별로 살펴보면 차이가 뚜렷하다. 개인 기부금은 2013년 7조8314억원에서 2023년 11조5445억원으로 47% 늘었다. 반면 법인 기부금은 같은 기간 4조6545억원에서 4조4836억원으로 오히려 4% 줄었다. 개인이 최근 10년간 기부금 증가분 대부분을 떠받친 것이다.

개인 기부자가 늘어난 배경으로는 기부를 능동적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꼽힌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과거에는 기부의 주된 동기가 ‘동정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사회적 책임감’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또 기업의 경우 개인보다 경기 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근 경제 침체의 영향으로 기부가 줄어들고 있다는 해석이다.

경제 규모에 비하면 기부가 오히려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기부금 비율은 2013년 0.79%에서 2023년 0.67%로 낮아졌다. 2010년대 초반만 해도 0.8% 안팎을 유지했지만, 이후 하락세가 이어지며 0.7% 선도 무너진 것이다.

정부는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나눔 교육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지역별로 나눔 교육을 실시하고, 이웃을 위해 헌신한 개인과 단체를 포상하는 ‘나눔국민대상’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에 기여한 기업과 공공기관을 포상하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를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