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성인 당뇨병 환자들이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를 처방받을 때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을 전망이다. 전체 당뇨병의 90%가량을 차지하는 2형 당뇨병 환자가 그 대상이다. 마운자로는 위고비와 함께 시장에 출시된 비만약 중 가장 혁신적 치료제로 꼽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4일 “약제급여평가위원회가 ‘마운자로 프리필드펜(약물 사전 충전 주사제)’을 성인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개선에 필요한 식이 요법 및 운동 요법의 보조제로 보고, 건강보험 급여 적정성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운자로는 앞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약가 협상,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급여 적용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급여 적정성이 있다고 인정한 건 성인 2형 당뇨병에 관한 것으로, 비만 치료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성인 2형 당뇨병 환자가 비만 치료제인 마운자로를 처방받으면, 약값의 70%가량을 건강보험에서 지원해주는 것이다.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제품(2.5㎎·5㎎·7㎎·10㎎)뿐 아니라 국내에 내년 출시 예정인 고용량 제품(12.5㎎·15㎎)까지 건보 혜택이 적용될 전망이다.

국내 전체 당뇨병 환자는 533만명(2022년 기준)에 달하는데, 이 중 약 90%가 비만으로 인슐린 분비에 문제가 생긴 2형 당뇨병 환자가 차지한다. 나머지 10%는 인슐린이 거의 분비되지 않는 1형 당뇨병이다. 대한비만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민선 교수는 “2형 당뇨병 환자 중 상당수는 비만이기 때문에, 이번 결정이 당뇨 환자 치료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