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를 키우는 김모(42)씨는 지난 한달 사이 아이들이 차례대로 독감에 걸리면서 그때마다 각기 다른 병원을 찾아갔는데, 부담했던 병원비가 제각각이었다고 한다. 큰아이 독감 검사비로 5만원, 둘째와 셋째는 각각 3만원과 2만원을 냈다. 병원에 따라 비급여 항목인 포도당 수액 등을 처방하는 경우도 있어 치료비도 달랐다. 김씨는 첫째 병원비로 25만원을 썼지만, 둘째와 셋째는 12만원이 들었다.
최근 ‘독감’으로 부르는 인플루엔자 감염이 의심돼 병원을 찾았다가 이 같은 경험을 했다는 환자 본인이나 환자 보호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이는 독감 확진 여부를 확인할 때 사용하는 인플루엔자 A·B 항원 검사가 건강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급여 항목이기 때문이다. 보건 당국에 따르면, 환자가 진료비를 전액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항목은 병원이 자체적으로 진료비를 정할 수 있게 돼 있다. 서울의 한 내과 의원 관계자는 “검사 수요와 병원 상황에 따라 가격이 매겨지기 때문에 병원마다 가격이 다른 것”이라고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비급여 진료 비용 자료를 보면, 독감 검사비는 서울이 평균 2만8511원인 데 비해, 세종은 2만6413원, 전남은 2만4298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지역이라도 병원에 따라 최소 2000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서울에서 비싼 곳은 9만3000원, 저렴한 곳은 5000원의 가격표가 붙기도 했다. 다만 5000원은 해당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기저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고, 이 병원도 일반 환자 검사비는 2만5000원이었다. 의료기관별 독감 검사비는 심평원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 ‘건강e음’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2~8일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 수는 외래 환자 1000명당 50.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배나 많았다. 초등학생 외래 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환자는 138.1명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