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지난달 28일 전북대병원을 방문해 의료진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국립대병원의 소속을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전국 9개 국립대병원이 “현재까지의 상황에서는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의 이관에 반대한다”고 했다.

국립대병원협회 지역필수의료강화TF(태스크포스)는 10일 9개 지역 국립대병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입장문에는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중 서울대병원을 제외하고 강원대·경북대·경상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병원이 이름을 올렸다.

협회는 4~6일 서울대병원을 제외한 9개 국립대병원 소속 교수 106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79.9%가 복지부로의 이관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실시한 설문의 반대 응답률 73%에서 더 늘어났다. 교수들은 ‘교육·연구 역량 위축 우려’와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중장기 종합계획과 로드맵의 부재’ 등을 주된 반대 이유로 꼽았다.

국립대병원의 복지부 이관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다. 국립대병원을 ‘지역 거점 병원’으로 육성해 지역·필수·공공의료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국립대학병원설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이와 동시에 국립대병원장들과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이어가는 한편, 9개 국립대병원을 순차적으로 찾아 현장 간담회도 진행하고 있다.

국립대병원들은 이번 입장문에서 “교수 80%가 반대하는 부처 이관을 강행할 경우 오히려 지역·필수·공공의료 서비스 역량 저하로 귀결될 수 있다”며 “부처 이관 문제가 또 다른 의정 갈등으로 번지지 않도록 더 토론하고 숙의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과 필수의료 확충의 주무 책임을 떠맡게 될 9개 지역 국립대병원 누구도 ‘국립대병원의 치료 역량을 ‘빅5’ 수준까지 올려줄 종합계획과 로드맵의 개요조차 보지도 듣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지역 국립대병원들과 달리 서울대병원의 경우 소관 부처를 이관하기 위해서는 별도 법률인 서울대병원설치법을 개정해야 한다. 다만 서울대병원도 복지부 이관에는 상당히 부정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