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위고비·마운자로 등 신종 비만 치료제를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당초 당뇨병 환자나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 조절을 돕기 위해 개발된 치료제인데도, 정상 체중에 해당되는 일반인들까지 단순 미용 목적으로 이를 처방받는 사례가 급증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최근에는 임신부나 만 12세 미만 아동에게 처방되거나, 비만 치료와 별 관련 없는 진료과에서 이를 처방하는 사례들도 잇따르고 있다.
27일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관리 강화 방안을 내부적으로 협의 중이다. 앞서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자리에서 “복지부와 협의해 (신종 비만 치료제들에 대한) 오남용 우려 의약품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위고비가 우리나라에서 시판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8월까지 만 12세 미만 어린이에게 69건이 처방됐을 뿐 아니라, 임신부에게도 194건이 처방됐다. 비만과 무관한 비뇨기과(1010건), 안과(864건), 치과(586건) 등에서도 처방이 이어졌다.
‘오남용 우려 의약품’으로 지정되면 포장 용기에 ‘오남용 우려’ 표시가 붙게 된다. 또 이를 조제·판매하는 병의원과 약국에선 이를 처방·판매할 때 내부 관리 대장을 작성해야 한다. 유통 모니터링이나 비대면 처방 제한 등과 같은 규제도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오남용 우려 의약품에 지정되더라도 “처방·판매 현황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게 아닌 만큼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식약처는 지난 24일부터 위고비 처방 대상 연령을 기존 ’19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낮춰 고도비만에 해당되는 아동과 청소년들도 투여 가능하도록 했다. 체중이 60㎏을 넘고, 체질량지수(BMI)가 성인 기준 ’비만’에 해당되는 아동과 청소년이 그 대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