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건강보험 무임승차’ 문제를 둘러싸고 최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제1 야당인 국민의힘이 “2만원도 안 되는 건보료를 내고 7000만원 상당의 혜택을 받은 사례까지 나왔다”며 당론으로 ‘중국인 의료 쇼핑 방지법’ 추진 입장을 밝히자,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14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중국도 과거에는 적자가 일부 있었지만, 최근에는 55억원 정도 흑자”라고 반박했다.
무엇이 맞는 걸까? 15일 본지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국회 보건복지위 김미애(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분석해보니, 작년 한 해만 떼어놓고 보면 정 장관의 설명대로 55억원 흑자를 낸 게 맞았다. 하지만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인 대상 건강보험 누적 적자는 4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과거에 적자가 일부 있었다’고 하기엔 누적 적자 금액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인에게 부과된 건강보험료는 총 5조5489억원인 반면, 중국인들이 건보공단에서 타간 돈(급여액)은 이보다 4318억원 많은 5조9807억원이었다. 연도별로 따져봐도 지난해와 2020년을 빼고는 모두 적자였다. 연도별 적자는 지난 2018년이 150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2020년의 경우 36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는데, 당시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중국인들의 국내 의료 서비스 이용이 줄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또 지난해 4월부터는 ‘중국인 의료 쇼핑’을 막기 위해 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으려면 국내에 최소 6개월(기존 3개월) 이상 체류해야 하는 것으로 기준을 강화했다. 지난해 중국인 건보 수지가 소폭 흑자로 전환한 것은 이 덕분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지난해 중국인 대상 건보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많은 게 아니다”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중국 다음으로 건보료 납부액이 큰 베트남과 미국, 네팔의 경우, 흑자 규모가 적게는 821억원, 많게는 1203억원에 달한다. 이뿐 아니라 외국인 건강보험 가입자가 많은 상위 20국 가운데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를 낸 국가는 중국뿐이었다. 또 중국을 제외하고 연간 건보 적자를 기록한 국가는 2022년 대만밖에 없는데, 당시 대만 적자액은 2억원이었다.
지난 14일 국정감사에선 “외국인 건강보험 부정 수급자의 70%가 중국인”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난해 건보 수급자 자격을 상실한 뒤 부정 수급으로 적발된 외국인은 1만7011명인데, 이 중 70.7%(1만2033명)가 중국인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정 장관은 “이 같은 상황은 외국인 건보 가입자 중 중국인 수가 절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라며 “전체 중국인 건보 가입자 대비 부정 수급 적발률은 다른 외국인 건보 가입자보다 낮은 편”이라고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외국인 건보 가입자는 총 157만8546명. 이 중 중국인 가입자가 45.3%(71만4352명)로 가장 많다. 본지가 가입자 대비 자격 상실 후 부정 수급자 적발 비율을 따져본 결과, 중국인(1.68%)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 미국인(1.45%), 미얀마인(0.82%), 우즈베키스탄인(0.5%), 베트남인(0.34%) 순으로, 중국인이 다른 외국인보다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지난 5년간 진료비 1000만원 이상 ‘고액 먹튀’도 중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체류 기간 종료일을 기준으로 6개월 이내에 1000만원 이상 고액 진료를 받고, 30일 이내 출국한 이들을 집계한 것이다.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111명이 고액 진료를 받고 출국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45명이 중국인이었다. 이들에게 들어간 진료비는 7억8800만원으로, 한 명당 건보 비용 1751만원이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