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항생제 사용량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둘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도한 항생제 사용은 항생제 내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질병관리청과 OECD 보건 통계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항생제 사용량은 31.8DID(인구 1000명당 하루 복용량)를 기록했다. 이는 튀르키예(41.1DID)에 이어 둘째로 높은 것이다. 전년(2022년)에 한국(25.7DID)은 칠레(36.8DID), 튀르키예(34.2DID), 그리스(32.9DID)에 이어 넷째였는데, 1년 사이 항생제 사용량이 더 늘어났다. 이를 놓고 코로나 팬데믹 이후 느슨해진 항생제 관리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감염병의 대규모 확산을 막기 위해 항생제 사용 규제를 하지 않은 것이 이 같은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항생제 내성은 WHO가 2019년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10대 요인에 포함시킬 정도로 심각한 보건 문제로 꼽힌다. 내성균에 감염되면 치료가 어려워지고, 이는 입원 기간과 치료비 증가로도 이어진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과 어린이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항생제 오남용 문제는 우리나라가 풀어야 할 오래된 과제이기도 하다. 굳이 항생제를 쓸 필요 없는 감기 환자에게 항생제를 처방하는 게 의료계의 관행처럼 이뤄져 왔기 때문이다. 감기에 항생제를 쓰는 비율은 2002년 73.3%에서 2022년 32.4%까지 줄긴 했지만, 코로나 이후 항생제 관리가 느슨해지면서 2023년 다시 41.4%로 늘어났다.

이에 질병관리청도 ‘항생제 적정 사용 관리(ASP)’ 시범 사업을 실시하는 등 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ASP는 병원 내에 전문 인력을 두고 항생제 처방의 필요성과 적절성을 검토해 불필요한 사용을 줄이는 제도다. 질병청 관계자는 “ASP가 의료 문화로 정착하고 중소·요양병원까지 확산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