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인천 연수구 인천항 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중국인 무비자 단체관광객들이 입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외국인 결핵 환자의 절반이 중국인인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A형·B형 간염 환자 역시 중국인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중 중국인이 가장 많기 때문이란 분석이지만, 최근 중국의 무비자 관광이 확대되는 등 중국인 유입이 더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들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1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감염병 발생 및 사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A형·B형 간염에서 외국인 감염자와 사망 사례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감염자 중에선 중국 국적자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먼저 국내 A형 간염 환자는 2019년 대유행 당시 1만7598명을 기록한 뒤 2020년 3989명, 2022년 1890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역시 1168명이었으며, 올해도 8월까지 774명의 환자가 나왔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A형 간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총 21명이 발생했다.

A형 간염으로 인한 사망자 중 두 명은 외국인이었다. 같은 기간 전체 외국인 환자는 505명으로 전체의 1.5% 수준이었다. 외국인의 국적별로는 중국인이 113명(22.4%)이 가장 많았고, 태국(37명), 미국(27명), 베트남·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이상 각 26명), 일본(17명) 순이었다.

급성 B형 간염은 A형 간염에 비해 외국인 환자 비중이 비교적 높았다. 전체 환자를 살펴보면 2019년 389명에서 올해 8월까지 173명으로 약 55% 감소했으나, 이 기간 외국인 감염자 비중은 9.9%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만 따지면 전체 환자 173명 중 28명이 외국인으로 16.2%나 됐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전체 외국인 B형 간염 환자 226명을 국적별로 나누면 중국인이 역시 53명(23.5%)으로 가장 많았다. 이후 베트남(30명), 태국(27명), 우즈베키스탄(17명), 러시아(9명) 등이 뒤를 이었다.

최근 국내에서 가장 빠르게 늘고 있는 외국발 감염병인 홍역은 베트남 출신 환자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내 홍역 환자 중 외국인 환자는 2019년 45명, 2020년 2명, 2021~2022년 0명으로 줄었다가, 2023년 4명, 2024년 32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도 8월까지 14명의 외국인 환자가 발생했다. 해당 기간 외국인 환자의 총 수는 98명으로 국내 전체 환자 326명의 30.1%에 달했다. 베트남 출신이 28명(28.5%)로 가장 많았으며, 우즈베키스탄(27명·27.5%) 출신도 비슷한 수를 보였다.

김미애 의원은 “외국인 감염병으로 인한 문제는 국민 건강안보의 문제”라며 “특히 중국인 단체관광 무비자 확대 이후 외국인 유입이 급증했지만, 입국 후 건강검진과 체류자 관리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A형 간염은 음식이나 물을 통해 감염되므로 외국인 유입과 식품위생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