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무비자 관광 확대 등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이 본격 늘어나는 가운데, 국내 주요 감염병의 외국인 환자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검진 강화와 질병별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결핵 신규환자는 2019년 3만304명에서 지난해 1만7944명으로 40.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환자 역시 같은 기간 1597명에서 1077명으로 줄었지만 전체 환자 중 비중은 5.3%에서 6.0%로 오히려 늘었다.
외국인 국적별로는 중국 국적 환자가 가장 많았다. 중국 국적 환자는 2019년 789명(49.4%), 2020년 644명(48.9%), 2021년 584명(47.0%), 2022년 543명(50.7%), 2023년 512명(46.3%), 지난해 501명(46.5%)으로 매년 절반 수준을 유지했다. 올들어서도 8월까지 외국인 환자 721명 중 42.6%(307명)가 중국인이었다. 지난해 기준 중국에 이어 환자가 많은 국가로는 베트남(10%), 태국(7.2%), 인도네시아(6.1%), 네팔(5.0%) 등 순이었다.
외국인 환자의 증가세가 큰 감염병은 결핵만이 아니었다. 매독 역시 2019년 5.2%에서 지난해 7.9%로 외국인 환자 비중이 늘었다.
매독은 특히 2020년 표본 감시 체계로 전환됐던 것을 국내 확산세가 증가하면서 지난해부터 전수 감시로 바꾼 질병이다. 이 때문에 전수 감시 결과는 2019년과 2024년만 남아있는데 이 기간 사이 국내에서 발생한 환자는 1753명(외국인 92명)에서 2790명(외국인 221명)으로 늘었다.
지난해 기준 매독 환자의 국적별 분포는 중국인이 59%로 가장 많았다. 몽골(25%), 태국(19%), 미국(15%) 등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는 내국인 환자의 감소세와 달리 외국인 환자는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서 지난해까지 내국인 환자는 1006명에서 714명으로 29% 줄어들었는데, 같은 기간 외국인 환자는 217명에서 261명으로 20.3%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HIV 감염 외국인 환자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태국이 37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7명, 중국이 23명 순이었다. 우즈베키스탄 22명, 러시아 22명, 베트남 18명 등도 뒤를 이었다.
김미애 의원은 “결핵의 경우 전체 발생은 줄고 있지만 외국인 환자 비중은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중국 국적 환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입국 단계부터 결핵 검진을 강화하고, 청년층과 수도권 중심의 맞춤형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독이나 HIV 등도 국적별 맞춤형 대책과 예방 캠페인이 절실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