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A군은 학교 쉬는 시간에, 버스·지하철을 탈 때마다 귀에 이어폰을 끼고 있다. 하루 2시간 이상 음악을 듣는다. 지하철에선 소리가 잘 안 들려 볼륨을 더 높인다. 시끄러운 곳에서 이어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난청’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A군은 “특별히 문제가 된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했다.
청소년 등 젊은층에서 ‘난청’의 위험이 커지고 있다. 소리를 듣는데 어려움을 겪는 ‘난청’은 노년층에서 주로 나타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게임과 휴대전화 사용 연령이 갈 수록 낮아지면서 젊은층의 청력 손실 위험이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돌발성 난청 환자 수는 8만4049명에서 2022년 10만3474명으로 약 23% 증가했다. 특히 같은 기간 20대는 8240명에서 1만1557명으로 40%이상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시끄러운 곳에서의 이어폰 사용, PC방 이용 등이 귀에 악영향을 준다고 말한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2024년 스마트폰 사용 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내 무선이어폰 사용률은 59%로 10명 중 6명이 사용 중이다. 20~30대는 80%, 60대는 47%가 사용하고 있다. PC방의 경우 소음 수준이 80~89데시벨(dB)에 달한다. 특히 총소리나 폭발음 등 순간적인 충격음은 최대 119데시벨까지 올라갈 수 있다. 장시간 노출될 경우 청력 손실 위험이 올라간다.
특히 청소년들의 경우 제대로 검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 건강검진을 할 때 청각 검사를 하긴 하지만, 1000Hz 단일 주파수만 검사해서 소음성 난청의 특징인 ‘고주파수 난청’은 발견할 수 없다. 심지어 청력 검사 결과를 학생건강기록부(나이스)에 기재하지 않는다.
고려대 안암병원 이비인후과 장지원 교수는 “과거 연구에서 16% 청소년이 최소 청력 손실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었다”면서 “체계적으로 조사해서 어릴 적부터 귀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의 청년층이 난청 위험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