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 지방자치단체마다 ‘자살예방관’을 두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자살 상담 전화를 모니터링해 고위험군 선별에 나선다.

정부는 12일 이런 내용의 ’2025 국가자살예방전략‘을 발표했다. 보건복지부·금융위원회·여성가족부 등 14개 부처가 참여한 범부처 전략이다. 정부는 지난해 10만명당 28.3명에 달했던 자살률을 2034년까지 17명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위 리투아니아(17.1명)보다 앞서나가 ’자살률 1위' 오명을 벗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내년 자살 예방 관련 예산은 올해보다 20.6% 증액한 708억원 편성했다.

우선 정부는 올해 안에 지자체마다 ‘자살예방관’을 지정한다. 부지사·부시장 등이 자살예방관을 맡아 자살률 낮추기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예컨대, 자살 사건이 자주 발생하는 아파트가 있으면 주민들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건지 예방관이 살피고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

자살 예방에 ‘AI 기술’도 도입한다. AI가 복지부가 운영하는 ‘자살 예방 상담 전화’ 내용을 실시간으로 분석한다. AI가 사람이 포착하기 힘든 위험 징후를 찾아내 고위험군에겐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게 센터를 연결하거나, 급박한 경우엔 경찰에 긴급 구조를 요청할 수 있다. AI 분석 시스템은 2027년 도입이 목표다.

정부는 또 자살 시도자에 대한 치료비·심리 상담 지원 소득 기준(현재 중위소득 120% 이하)을 폐지하고, 자살 예방 센터 1곳당 인력을 기존 2.6명에서 5명으로 늘린다. 자살 예방 상담 센터 인력도 현재 100명에서 151명으로 확대한다.

정부는 경제 상황과 자살 위험이 관계가 깊다고 보고 각종 금융 대책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 주관으로 소상공인·개인의 금융권 장기 연체 채권을 일괄 매입하고, 상환 능력을 심사해 채무 전체나 일부를 탕감하는 등이다.

일각에선 “상당수가 기존 정책을 재탕한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자살률을 줄이라’고 주문한 지 한 달 만에 대책을 내놓다 보니 급조한 느낌이 든다”면서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만들든지 해서 조금 늦더라도 제대로 된 목표와 정책을 마련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