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 서울대병원 등 국내 병원 3곳이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 선정 ‘세계 최고 전문 병원’ 평가에서 암(癌) 치료 분야 10위 안에 들었다. 이는 뉴스위크가 독일 글로벌 마케팅 조사 업체인 ‘스타티스타’에 의뢰해 세계 30국 의료진 수만 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국내 의료계에서는 “전공의들의 병원 이탈 등 의정 사태 여파에도 불구하고 한국 의료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10일(현지 시각) 뉴스위크 발표에 따르면, 암 치료 분야에서 삼성서울병원은 미국의 메모리얼 슬로언 케터링 암센터(1위)와 MD 앤더슨 암센터(2위)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특히 1·2위가 암 치료만 하는 의료 시설인 점을 감안하면, 종합병원 중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의 암 치료 역량이 ‘세계 최고’로 사실상 인정받은 셈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지난해 같은 조사 때도 3위로, 올해 이를 계속 유지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도 암 분야 치료에서 올해 각각 4위와 8위를 차지하며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해 5위에서 올해 한 계단 상승했고, 서울대병원은 지난해 순위였던 8위 자리를 올해 지켜냈다. 암 치료 분야 ‘톱10’에 든 병원들을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4곳, 우리나라가 3곳, 프랑스·영국·캐나다가 각각 1곳으로 집계됐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장은 “전공의 이탈에도 불구하고 우리 병원들의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라며 “진료의 질과 임상, 연구, 교육 모두 세계적으로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국내 병원들은 다른 치료 분야에서도 선전했다. 이번 평가는 모두 12개 분야를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서울아산병원은 소화기·내분비(4위), 신경과·비뇨기(6위), 정형(8위) 등 총 6개 분야가 세계 ‘톱10’ 안에 들었다. 서울대병원은 비뇨기(2위), 내분비(5위) 등 총 3개 분야, 삼성서울병원도 소화기(5위), 비뇨기(10위) 등 총 3개 분야가 ‘톱10’ 안에 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픽=양진경

세브란스병원은 올해 정형 분야가 지난해보다 한 계단 오른 9위를 기록한 데 이어, 내분비(12위)와 신경외과(13위)가 세계 상위 20위(톱20) 안에 포함됐다. 특히 신경외과는 국내 병원 중 순위가 가장 높았다. 서울성모병원의 경우 내분비(11위), 소화기(12위), 비뇨기(17위) 등 3개 분야가 ‘톱20’ 안에 들어갔다.

이처럼 우리나라 의료 수준이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한국 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도 늘고 있다. 지난해 방한한 외국인 환자는 117만여 명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지난해에만 미국, 아랍에미리트, 몽골 등에서 1만9000여 명의 환자가 우리 병원에서 진료와 수술을 받았다”며 “해외 의사들도 중증 질환 치료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국내 병원을 찾는다”고 했다. 대형 병원에서는 중증·고위험 환자 치료가 주로 이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