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을 경험해 본 청년일수록 졸업·취업·분가·결혼이 늦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의 ‘청년 이행 경로 변화의 파급효과와 인구사회 정책적 함의’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05년부터 2022년까지 18년간 진행했던 한국복지패널 조사에서 연령대 24~39세 1200명의 관측 자료를 추출해 따로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빈곤 경험이 있는 집단은 빈곤을 겪지 않은 집단보다 졸업, 취업, 분가, 결혼 등 4가지 인생 중대 사건을 모두 경험한 비율이 낮았다. 빈곤 경험이 없는 집단의 39세 기준 48.7%가 졸업·취업·분가·결혼을 모두 경험한 반면, 빈곤 경험 집단에선 35.3%에 그쳤다. 마찬가지로 39세에 졸업·취업은 했지만 분가·결혼을 하지 않은 이들의 비율도 빈곤 집단이 16%로 비(非)빈곤 집단(12.33%)보다 상대적으로 높았다. 가난을 경험한 이들이 그러지 않은 또래보다 분가와 결혼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졸업은 했지만 취업·분가·결혼을 모두 하지 못한 경우가 빈곤 경험 집단에서는 25세 기준 25.6%에 이르렀다. 이들은 39세가 돼도 10.9%가 관련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난을 겪지 않은 집단에선 25세 기준 8.1%, 39세 기준 4% 미만으로 급격히 줄어들었다.
연구진은 “빈곤 집단은 고용으로의 이행이 더디며, 고용 상태에 진입하더라도 이후 분가나 결혼으로 이행함에 있어 제약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청년기의 주요 이행 단계가 늦춰지거나 정체되면 부정적 영향이 누적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조기 개입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