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다(多)태아’(다둥이) 출산이 세계 주요국 가운데 둘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쌍둥이 이상만 따져보면 우리나라가 1위였다.
2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한국의 다태아 출생 추이와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다태아 출산은 분만 1000건당 26.9건으로 집계됐다. 다태아 출산율 국제 데이터 베이스(HMBD)에 포함된 주요 27국 가운데 분만 1000건당을 기준으로 다태아 출산이 가장 많은 그리스(29.5건) 바로 다음이었다. 우리나라는 27국 평균(15.5건)보다도 11.4건 많았다. 다만 세쌍둥이 이상 ‘고차 다태아’ 출산만 따져볼 경우, 한국이 0.59건으로 27국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다음이 그리스(0.37건)였다.
다태아 출생이 늘어난 요인으로는 인공수정 등 의료 보조 생식술(MAR)의 발전이 꼽히고 있다. 그리스 역시 54세 산모까지 배아 이식을 허용할 만큼 난임 시술을 활발하게 하는 나라다. 자연 임신에서의 다태아 임신은 전체의 1∼2%이지만, 난임 시술에 의한 다태아 임신율은 30∼40%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배혜원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난임 시술 건수와 환자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다태아 출생이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선 다태아 출산이 2000년 1만768명에서 2023년 1만2622명으로 약 17% 늘어난 상태다. 전체 출생아 중 다태아 비율은 1.7%에서 5.5%가 돼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다태아 출산 가구의 특성으로는 ‘부모의 고연령화’를 꼽을 수 있다. 다태아 산모의 평균 출산 연령은 2000년 29.5세에서 2023년 35.2세로 5.7세 높아졌다. 단태아 산모가 같은 기간 28.5세에서 33.6세로 늘어난 데 비해 고령화 폭이 더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