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오가고 있다. /뉴스1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필수의료 전문의 수 격차가 약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보건복지부 의뢰로 진행한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 연구’에 따르면, 수도권의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 전문의 수는 평균 1.86명인 반면, 비수도권은 수도권의 4분의 1 수준인 평균 0.46명(인구 1000명당)이었다. 이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심장혈관흉부외과·신경과·신경외과 등 8개 필수과목 전문의 수를 지역 인구 규모를 고려해 비교한 것이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인구 1000명당 필수의료 전문의를 시도별로 따져보면, 서울이 3.02명으로 가장 많았고 경기가 2.42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 외 지역은 모두 1000명당 필수의료 전문의가 1명 미만으로 나타났다. 부산과 대구는 각각 0.81명과 0.59명이었다. 필수의료 전문의가 가장 적은 곳은 세종으로 인구 1000명당 0.06명에 그쳤고, 제주(0.12명), 울산(0.18명)도 적은 편에 속했다. 세종의 경우 여타 지역에 비해 의료기관 숫자 자체가 적은 데다, 필수의료를 주로 담당하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과중한 업무 부담과 의료사고 리스크 등으로 필수의료 기피 현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그나마 있는 필수의료 인력도 수도권에 집중된 것이다. 연구원은 “지역의 높은 의사 임금에도 불구하고, 정주 여건 문제 등 때문에 수도권 선호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지역 간 의료인력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지방의대의 한 외과 교수는 “의사들이 수도권을 선호하다보니 지방 병원들은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린다”며 “사람이 적어 당직 근무가 연달아 계속되지고, 이게 힘들어서 버티던 의사들도 이탈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편, 연구원은 의정갈등이 마무리되면서 원상 복구된 의대 정원(3058명)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고령화 진행 속도와 만성질환 유병률 증가세를 고려할 때 현 의대 정원이 유지되면 향후 의료 수요 대비 의료 공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적정 의대 정원 숫자나 정원 확대 방식은 정부가 교육계와의 충분한 논의를 통해 국내 의학교육 인프라로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점진적으로 실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