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는 처인구 내 보건진료소 7곳을 모두 유지하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처인구보건소는 올해 초 진료소 이용자 감소와 처인구 남부권역의 도시화, 의료 접근성 개선 등을 고려해 폐소하고 순회 진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결국 진료소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뉴시스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근무하는 의사 수가 10년 만에 4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열악한 여건에 의사들은 물론이고 공중보건의로 근무하려는 의대생도 줄어든 탓이란 분석이다.

17일 보건복지부 ‘보건소 및 보건지소 운영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에 근무한 의사(소장 포함, 한의사·치과의사 제외)는 1400명이었다. 이는 2014년 2386명과 비교해 41.3% 감소한 수이며, 전년도의 1660명과 비교해도 15.7% 줄었다.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의사가 줄어든 까닭으로는 민간에 비해 낮은 연봉과 처우, 열악한 정주 여건 등이 꼽힌다. 아울러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감소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이다. 공보의는 의사·치과·한의사 자격이 있는 남성이 장교나 일반 병사 등 현역병으로 근무하는 대신 3년간 지역 보건의료 의사로 복무하는 제도다.

최근엔 육군 현역병 복무 기간이 1년 6개월까지 짧아지면서 공보의 근무 기간을 다 채우느니 현역으로 복무하겠다는 의대생들도 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의정갈등 여파에 빨리 군 복무를 마치고 오겠다는 의대생이 증가하면서 이런 현상이 더 강해졌다.

문제는 보건소·보건지소의 의사 감소가 읍·면 단위에 설치되는 ‘보건지소’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단 점이다. 보건소 근무 의사는 2014년 962명에서 지난해 627명으로 34.8% 줄었는데, 보건지소나 보건진료소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같은 기간 1424명에서 773명으로 45.7%나 급감했다. 보건지소는 보건소보단 작은 규모로 공보의들이 주로 근무한다. 의사가 아예 없으면 보건진료소로 ‘격하’되며 주로 간호사가 담당하는 보건진료 전담 공무원이 간단한 의료행위만 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민간 병의원이 부족해 공공 의료기관 의존도가 높은 농어촌 지역 주민의 의료 접근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