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는 후원자 김거석씨(오른쪽)가 비트코인 1개를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지난 11일 대한적십자사에서 열린 기부금 전달식에서 김씨와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대한적십자사는 후원자 김거석(78)씨가 1비트코인(약 1억6300만원)을 지난 11일 기부했다고 13일 밝혔다. 대한적십자사가 창립 이래 가상 자산으로 기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5월 비영리법인에 대해 가상 자산으로 받은 기부금을 현금화 목적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한 이래 첫 기부이기도 하다. 대한적십자사는 금융위 가이드라인에 따라 수립한 내부 통제 기준에 근거해 가상 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통해 기부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씨가 기부한 비트코인은 12일과 이날에 걸쳐 각각 0.5비트코인씩 현금화됐다. 대한적십자사는 이를 수해 지역 복구와 취약 계층 의료 지원에 전액 사용할 예정이다.

개인 투자자로 꾸준히 기부를 실천해온 김씨는 지난해 12월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을 기부해 ‘레드크로스 아너스클럽’ 283호 회원이 됐고, 10억원 기부를 약정해 적십자 ’10억 클럽' 1호 회원이 됐다고 적십자는 소개했다. 김씨의 누적 기부액은 9억6000여 만원에 달한다. 김씨는 “대한적십자사의 첫 디지털 자산 기부의 주인공이 돼 뜻깊게 생각한다”며 “계속 후원 중인 ‘적십자병원 누구나 진료센터’와 수해 이재민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누구나 진료센터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등 취약 계층을 위한 의료·복지 통합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센터도 김씨가 “아픈데 돈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고 힘들게 사는 이들을 돕고 싶다”며 기부를 결정해 개소할 수 있었다.

김철수 대한적십자사 회장은 “김씨의 비트코인 기부는 기부 문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기부금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집행해 의료 취약 계층이 필요한 의료 지원을 받고, 수해 주민들이 조속히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