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당발(發)’ 낙태 전면 허용 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점점 가열되고 있다. 지난달 남인순·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약물 낙태 허용 등을 포함한 법안(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잇따라 국회에 발의한 데 따른 영향이다.
발단은 2019년 4월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형법은 임신 시기(주수)와 상관 없이 낙태를 한 당사자는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낙태 시술을 해 준 의사는 2년 이하 징역으로 처벌토록 돼 있었다. 하지만 헌재는 “모든 종류의 낙태를 처벌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낙태 허용 최대 기한은 임신 22주까지여야 한다”면서 국회에 2020년 12월 말까지 법 개정을 주문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형법 개정이 안 되면서 낙태죄는 6년째 ‘입법 공백’에 빠져 있다.
이 같은 공백 상황에서 남 의원 등은 현행 모자보건법에서 낙태를 예외적으로 허용해 주는 사례 조항(유전학적 장애 또는 성폭행)을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낙태 전면 허용을 추진하고, 수술뿐 아니라 약물에 의한 낙태도 가능하도록 명시한 것이다. 또 이 개정안에는 낙태 시술에 건강보험 급여를 지급하고, 낙태 시술을 의미하는 법률 용어 ‘인공 임신 중절 수술’을 ‘인공 임신 중지’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시민·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헌재의 판단은 낙태 전면 허용이 아닌 입법 보완을 하라는 것인데, 개정안은 헌재의 취지를 왜곡했다”고 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역시 “태아의 생명권, 국민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 의료 윤리와 의약품 안전성 등 여러 공익 가치와 심각한 충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시민단체들이 모인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은 지난 4일 “태아 생명을 법 밖으로 내모는 반(反)생명적 입법”이라며 반대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법안 발의자인 남 의원 등의 주도로 6일 국회에서 열린 관련 법안 토론회에서도 찬반 논란이 계속 이어졌다. 최안나 강릉의료원 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국민이 낙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해서 더 많이 하게 하고 싶으냐”며 개정안을 비판했다. 반면 이동근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 사무국장은 “유산 유도제의 신속한 허가를 추진하고, 관련 법들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현행법상 약을 이용한 낙태는 불법인데, 개정안처럼 합법화할 필요가 있다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