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층 환자들이 병원에서 한 해 동안 쓴 진료비가 지난해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 노인 진료비는 최근 4년 사이 40% 가까이 늘어, 전체 진료비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 됐다.

6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층의 건강보험 진료비 총액은 2020년 37조4737억원에서 지난해 52조1221억원으로 39.1% 증가했다. 건강보험 진료비는 환자 본인이 내는 병원비에 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제공하는 급여를 합한 것이다. 실질적으로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에 해당한다.

내 차례는 언제 오지… 올 상반기 65세 이상 고령층이 병원에서 쓴 진료비가 국내 전체 진료비의 절반에 가까운 46%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6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휠체어에 앉은 노인 환자가 진료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장경식 기자

노인 진료비가 늘어나면서 국내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커지고 있다. 노인 진료비는 지난해 국내 전체 진료비의 44.8%를 차지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27조9817억원이 지출돼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6%로 더 늘었다.

노인 진료비가 급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노인 인구 증가 때문이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노인 인구는 2020년 790만4000명에서 올해 6월 말 기준 999만명으로 5년 사이 26.4% 늘었다. 치료받을 사람이 많으니 진료비 역시 늘어난 것이다. 이들이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5.4%에서 19.4%로 늘었다. 병원을 자주 찾을 수밖에 없는 고령층이다 보니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였지만,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에 가까웠다.

여기에다 1인당 진료비 증가도 노인 진료비를 끌어올렸다는 지적이다. 고령층 1인당 평균 진료비는 2020년 474만1000원에서 2024년 536만8000원으로 13.2% 늘었다. 올해도 상반기에 이미 지난해의 52% 수준인 280만원을 지출했다.

고령화에 따른 진료비 지출 증가는 건보 재정이 악화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2024~2028)’에 따르면 건강보험 당기 수지는 올해까지 4633억원의 흑자를 유지하다가 내년부터 적자로 전환할 전망이다.

김미애 의원은 “전체 진료비의 절반 가까이를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상황은 급속한 고령화가 이미 건강보험 재정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건강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수가 체계와 건보 재정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