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있는 한 사회복지관은 올해 여름 기간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12개로 축소했다. 앞서 지난해 20개로 줄인 상태였는데, 한 번 더 정리한 것이다. 수도권 내 또 다른 사회복지관에선 불과 2~3년 전까지 중학생과 고등학생 위주였던 어르신 도시락 배달 봉사를 이제 성인 봉사자에게 맡기고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코로나 전인 2019년만 해도 청소년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40여 개였지만, 이후 계속 청소년 봉사자가 줄면서 이젠 봉사자 자체를 구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했다.
5일 보건복지부의 ’2024년도 사회복지자원봉사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 번이라도 자원봉사에 참여한 10대는 3만22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가 유행되기 직전인 2019년(38만9215명) 때와 비교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이를 놓고 대학 입시에 봉사 활동 내역을 반영하지 않도록 교육 제도가 바뀐 게 가장 큰 요인이란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19년 교육부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자녀 입시 문제를 계기로 불거진 이른바 ‘부모 찬스’ 논란 차단을 위해 2024학년도 대입부터 개인적 봉사활동 실적을 입시에 반영하지 않도록 하는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 도입을 발표했다. 경기도 한 고교 교사는 “이전에는 학생들이 봉사 활동 ‘점수’를 따기 위해 억지로라도 자원봉사를 했었는데, 이젠 학생들이 굳이 봉사를 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다 2020년 코로나 사태까지 맞물리면서 10대 자원봉사자는 2021년 8만명 아래(7만9669명)로 떨어졌고, 2022년부터는 3만명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10대 봉사자 감소는 결과적으로 자원봉사자 전체 수에도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 단체 관계자는 “예전엔 10대 자녀가 자원봉사를 하면 부모까지 함께 찾아와 봉사에 참여했었다”며 “하지만 이제 10대들이 참여를 안 하면서 가족 봉사자도 감소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전체 자원봉사자 수는 2019년 125만6421명에서 지난해 65만1811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구혜영 한양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진로 탐색 과목이나 학점제 등과 연계해 학생들의 봉사 활동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며 “봉사 활동은 청소년들에게 진로 체험 등의 계기가 됐는데, 그 명맥이 끊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