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 토모야(58) 일본 교토대 경제연구소 교수는 “인구 감소 시대에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은 잘못된 것이고, 생산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대통령실·국회의사당 세종 이전과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등이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인위적으로 지방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행정기관을 이전하거나 산업 분산 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잘못된 방향이라는 것이다.
모리 교수는 지난 22일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 서울에서 개최한 세미나 참석차 방한해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주요 행정기관의 지방 이전은) 비용은 크게 들어가는 반면 커뮤니케이션은 어려워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했다.
모리 교수는 현재 11곳인 인구 100만 이상 일본 도시가 100년 뒤에는 4곳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이 같은 도시 소멸의 원인으로 철도 등 교통망 발전으로 인한 ‘빨대 효과’를 꼽았다. 일본의 경우 고속철도 신칸센이 확장하면서 도쿄 집중이 심화됐다는 것이다. 모리 교수는 “한국의 경우 서울과 비(非)서울이라는 일극 중심 체제가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일본에 비해 국토 면적도 작은 데다, 인구도 적기 때문이다. 일본 후쿠오카의 경우 도쿄와 900㎞가량 떨어져 있어 ‘도시권’을 형성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만, 부산의 경우 서울과의 거리가 400㎞에 불과해 규모가 쪼그라들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처럼 ‘서울 집중화 현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모든 지역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책은 좋은 방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모리 교수는 “‘소도시를 살려야 한다’는 명분상 굉장히 좋은 얘기이지만, 개별 지방의 인구를 인위적으로 유지하는 정책보다는 인구 감소 국면에서 한국 전체의 인구를 유지하는 정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기술 발전에 따라 지방의 인구는 소멸하지만, 산업은 활성화되는 형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모리 교수는 “미래에는 도시에 거주하면서 지방의 자동화 생산 시설에서 일하고, ‘플라잉카’ 같은 확장 가능한 교통 수단으로 연결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며 “IT 기술의 진화와 대규모 부지 활용 등으로 지방 공장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모리 교수는 한국과 일본의 저출생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일본의 저출생 원인은 극단적 개인주의로 인해 가족을 꾸리는 가치관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의 경우 ‘높은 생활수준을 누려야 한다’는 인식이 저출산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모두가 상류층이 누리는 생활수준을 누리고 싶어하는 것이 저출산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