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서울의 한 코로나 치료제 지정 약국에서 약국장이 코로나 치료제인 라게브리오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30대 직장인 이모씨는 최근 고열과 오한, 근육통 등에 시달렸다. 처음엔 강한 에어컨 바람 때문에 걸린 ‘여름 감기’나 ‘냉방병’으로 여기고 종합감기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이 나아지기는커녕 극심한 인후통까지 찾아왔다. ‘코로나 검사를 받아보라’는 주변 권유에, 이씨가 약국에서 자가 진단 키트를 구매해 검사해보니 ‘양성’으로 나왔다.

그동안 주춤했던 코로나 환자가 여름철을 맞아 다시 늘고 있다. 27일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코로나 주간 발생 현황’에 따르면, 이달 13~19일 국내 병원급 의료기관(표본 감시 221개소)에 입원한 코로나 환자는 123명으로, 지난 5월 4~10일(146명)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간 코로나 입원 환자는 5월 말 이후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달 말 60명으로 떨어졌는데, 최근 들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이다. 병원체 감시로 확인된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률도 같은 기간 2.4%에서 16.5%로 5배 이상 올랐다. 최근 인접 국가인 중국 등에서 코로나가 유행한 데다, 폭염 때문에 에어컨을 틀면서 실내 환기가 상대적으로 줄어든 점 등이 코로나 환자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일선 의료 현장에선 “전수조사가 아닌 입원 환자만 표본 감시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환자는 더 많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서울의 한 내과 원장은 “코로나 고위험군에게만 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고위험군이 아니면 애초에 검사를 잘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매주 전국 하수처리장 99곳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생활하수 감염병 모니터링 검사에서도 이달 중순 코로나 바이러스 검출률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농도가 지난달 말 대비 65% 증가했다고 한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해에도 7월 말쯤 코로나 유행이 시작돼 8월 말 정도까지 이어지는 양상을 보인 바 있다”며 “올해도 다음 달 말까지는 코로나가 유행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