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의과대학을 졸업한 사람이 국내에서 ‘의사 국가시험’(국시)을 치르기 위해 사전에 봐야 하는 ‘예비시험’에서 합격한 경우가 1년 만에 3배 이상으로 늘었다. 국내 의사 자격증을 따려는 외국 의대 출신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지난 11일 치러진 21회 의사 예비시험 2차 시험(실기)에 194명이 응시해 172명이 합격했다. 이는 역대 최다였던 작년 합격자(55명)의 3.1배에 달하는 수치다.

의사 예비시험은 보건복지부의 인정을 받은 외국 의과대학 졸업생이 한국 국시에 응시할 자격을 얻기 위해 보는 시험으로, 2005년 도입됐다. 2014년까지 합격자는 한 자릿수에 그치다 2015년 10명을 기록한 후 2017년 30명, 2021년 43명, 작년 55명 등으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해외 대학 출신 예비시험 합격자가 대폭 늘면서 내년 초 발표되는 국시 본시험 합격자 중 외국 대학 출신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1월 발표된 국시에선 외국 의대 출신 합격자가 52명 나왔다. 작년엔 ‘의정 갈등’에 따른 국내 의대생 휴학으로 응시자가 대폭 줄어든 탓에 외국 의대 출신 합격자가 전체의 19.3%에 달했다.

한편 의정 갈등으로 집단 사직했던 ‘빅5(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병원의 전공의 수는 올 상반기 복귀자에 힘입어 작년 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현재 빅5 병원의 전공의 수는 548명(인턴 113·레지던트 435)이었는데, 이는 작년 12월 230명(인턴 17·레지던트 213)의 2.4배다.

전공의들이 늘어난 것은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복귀를 선택한 이들이 하나둘 생겼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현재 전국 병원의 전공의 수는 의정 갈등 이전의 20%에 그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