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아기 시술(체외수정)로 임신을 시도하는 부부가 증가하면서 배아 생성량이 연간 80만개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한 이식 건수 역시 20만건을 넘어섰다.
17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윤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생성된 배아는 78만3860개로 5년 전인 2019년(42만7818개) 대비 83.2% 증가했다.
연간 생성 배아 수는 2016년 33만4687개에서 2021년 55만724개로 50만개를 처음 넘어선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전년(2023년·59만9851개) 대비 30.7%나 늘어났다.
배아 생성 수만큼 실제 이식에 쓰인 경우도 증가했다. 지난해 이식된 배아 수는 20만1496개로 2019년(15만2761개) 대비 31.9% 늘어났다.
다만 이식되지 않고 폐기되는 배아의 수도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만 배아 53만3266개가 폐기됐는데 2019년보다 104.7% 늘어났다. 시험관 시술을 하면 여성의 연령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배아 1~3개를 이식한다. 임신이 된다면 배아를 보관했다가 다음 임신 시도 때 사용하고, 그러지 않을 경우 다음번 새로운 시도 때 사용할 수 있다. 배아는 냉동 상태로 최대 5년간 보관하는데, 5년이 지났거나 부부가 원하면 폐기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이 자리를 잡아 가고 있지만, 아직 관련 제도는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배우 이시영이 이혼한 전 남편의 동의 없이 혼인 관계였을 때 동결한 배아를 이식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현행법상 배아 생성은 부부 모두 동의해야 하지만 이를 이식할 때는 양쪽 동의가 모두 필요하다는 명문 규정이 없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는지 전문가들과 논의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