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아들을 키우는 김지민(41)씨는 ‘뽀로로 음료’를 주기적으로 사들인다. 11g의 당류(235mL 기준)가 함유돼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유아(3~5세) 당류 섭취 기준(35g)의 3분의 1 수준이다. 김씨는 “아이가 하루에 하나는 꼭 마셔 당을 너무 많이 먹게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했다.
한국인들의 음료를 통한 당 섭취량이 늘고 있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6명은 ‘설탕세’ 도입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설탕세는 설탕이 들어간 음료 등에 별도의 세금을 매기고, 가격을 올려 섭취를 줄이자는 취지다.
24일 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당류 과다 식품에 건강개선부담금 형태로 ‘설탕세’를 부과하는 방식에 대해 58.9%가 찬성했다. 사업단은 “설탕세를 부과해 건강공동체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필수·공공의료 지원, 노인 및 취약계층 지원, 학교 체육 활동 및 급식 질 향상 등에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담뱃갑에 흡연 위험성을 경고하는 그림·문구를 넣는 것처럼 청량음료 제품에도 설탕 위험성에 대한 경고문을 써넣을 필요가 있다는 의견에는 82.3%가 찬성했다.
설탕세는 1922년 노르웨이가 최초로 시행했다. 설탕세 시행 국가는 2000년까지 17국에 불과했으나 2016년 WHO가 각국에 도입을 권고한 이후 급속히 늘어 현재는 영국·이탈리아 등 120여 국이 됐다. 영국은 음료 100mL당 설탕 함유량에 따라 최대 0.24파운드(약 440원)를 부과한다. 베트남은 2027년부터 100mL당 당류 5g 이상인 청량음료에 8%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한다.
국내에서 설탕세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당류를 과다 섭취하는 국민이 많아서다. 2021년 기준으로 국민 4명 중 1명(25.6%)이 WHO 권고 기준(성인 하루 50g)을 초과해 당류를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청소년은 10명 중 4명(40.3%)이 당류를 과다 섭취한다.
윤영호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장은 “정부가 ‘저당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비만·당뇨 등 성인병은 줄지 않고 있어 설탕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설탕세
당류(糖類)가 첨가된 청량음료 등의 식품에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로 세계 120여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