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년보다 일찍 시작된 무더위에 온열 질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의 온열 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에 따르면, 지난 5월 15일부터 지난 9일까지 누적 온열 질환자는 113명이다. 지난해 이맘때까지 발생했던 온열 질환자(72명)의 약 1.5배로 늘었다. 전체 환자 가운데 남성이 73.5%를 차지했고, 연령대별로는 65세 이상 고령층이 31.0%로 가장 많았다.

당분간 전국에 영상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온열 질환자도 꾸준히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열사병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오랜 시간 고온 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체온 조절 기능이 마비돼 나타나는 열사병은 일사병과 증상이 비슷하지만, 땀이 나지 않는다. 구역감 등의 증세와 함께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붉어지는 게 특징이다. 적절한 처치가 지연되면 다발성 장기 부전이 나타날 수 있다. 손기영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열사병 증상을 보이는 환자는 빠르게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했다.

온열 질환을 예방하려면 시원한 곳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고, 수분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박형준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본부 교수(가정의학과)는 “무더위 속에서 ‘이것까지만 작업을 마무리하고’ ‘5분만 더 있어 보고’ 등의 생각으로 무리하게 버틸 경우 온열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