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과 고령화의 영향으로 한국인의 병원 입원 순위가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엔 ‘출생’이 1위였지만, 작년엔 ‘노년 백내장’이 1위에 올랐다.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다빈도 질병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입원 환자 수가 가장 많았던 질병은 ‘노년 백내장’으로 33만7270명이었다. 노년 백내장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으로, 눈속 수정체의 노화와 손상으로 안개가 낀 것처럼 사물이 흐려 보이는 질환이다. 고령층이 많아진 데다 실손보험 가입자도 급격하게 늘어 백내장 입원 환자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노년 백내장에 이어 폐렴(30만8287명), 위장염 및 대장염(24만4125명), 추간판장애(22만212명·디스크) 순으로 입원 환자가 많았다. 다섯째는 출생(21만2806명)이었다. 이때 출생은 병원에서 건강하게 태어나 입원한 신생아를 의미하는 것으로, 실제 출생아 수와는 차이가 있다.

2014년만 해도 ‘출생’이 37만3597명으로 입원 원인 1위였다. 당시 2위는 추간판장애(25만5574명)였고, 노년 백내장 입원(25만1008명)은 3위였다. 10년 사이 저출생·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져 출생아는 줄고, 노인 질환 진료는 늘어나면서 입원 원인 순위도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출생’은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줄곧 1위에 올랐다. 하지만 연간 출생아가 40만명 밑으로 처음 떨어진 2017년 2위로 내려앉았고, 이후에도 출생아가 지속적으로 줄면서 2018~2020년엔 3~4위를 기록했다. 코로나 여파가 있던 2023년엔 7위까지 떨어졌다.

반면 노년 백내장 입원 환자는 2010년 3위였는데, 이후 꾸준히 늘어 2019년 이후 코로나 영향을 받은 2022·2023년을 빼곤 계속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백내장 수술 후 입원을 하면 통원 치료보다 실손 보험에서 보상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입원을 부추긴 측면도 있었다. 그런데 2022년 6월 대법원에서 ‘백내장 수술 입원 치료를 일괄적으로 인정해 실손보험금을 지급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와 이듬해 입원 환자가 32만명대로 줄었다가 지난해 다시 소폭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