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불청객 모기의 출현 시기가 지난해보다 앞당겨졌다. 최근 들어 기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비가 많이 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최근 2주간(5월 11~24일) 감시 체계를 통해 채집한 모기는 총 2만129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6651마리)보다 20.9% 증가했다. 서울시는 온난화 등으로 모기 출현 시기가 앞당겨지자, 올해는 지난해(4월 1일)보다 한 달 이른 3월 1일부터 모기 채집을 시작한 바 있다.
아울러 서울시의 수변부 모기 활동 지수는 지난 21일부터 4일 연속으로 100을 기록했다. 서울시가 수변부와 주거지, 공원 지역에서 채집한 모기와 온도, 습도, 강수량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모기 활동 지수는 100에 가까울수록 모기가 왕성함을 의미한다. 모기 지수 75~100 구간은 ‘모기 예보 4단계(불쾌)’로, 한자리에 10~15분 머물 때 모기 다섯 마리 이상에게 물리는 정도에 해당한다.
한편 서울시 주거지에서 집계한 모기 활동 지수는 지난 22일 40.5를 기록했는데, 이는 모기 예보 ‘관심’ 단계로 10~15분에 모기 한두 마리에게 물리는 정도다. 모기는 서식하기 좋은 수변 지역에서 발생한 후 1~2주 시차를 거쳐 도심 거주지로 본격 확산한다.
서울 수변부 모기 지수가 급격히 올라간 지난 21일은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상 23도로 역대 가장 더운 5월 아침을 맞은 날이다. 이달 초부터 중순까지는 찬 북풍과 봄비로 기온이 평년보다 낮았지만, 지난 20일쯤부터 낮 기온이 빠르게 오르기 시작해 모기 출현이 급속히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상청은 올여름(6~8월) 극심한 폭염과 장마를 예고, 앞으로 모기가 늘어날 전망이다. 이동규 고신대 보건환경학부 석좌교수는 “모기는 영상 27도일 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유충이 성충이 되는 기간도 짧아져 급속히 번식할 수 있다”며 “다만 유충이 떠내려갈 만큼 비가 많이 내리면 모기 활동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어 강수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울산에서도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발견됐다. 울산을 기준으로 지난해보다 21일 앞당겨진 것이다. 일본뇌염 모기는 남부 지역에서 중부를 거쳐 수도권으로 점차 북상한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3월 27일 제주와 전남에서 작은빨간집모기가 처음 출현함에 따라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