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2025 젊은의사포럼'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이례적으로 전공의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 특례를 마련한 가운데, 사직 전공의 대표 박단씨가 정부 발표에 앞서 “지금은 돌아갈 상황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의원회에 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일부 수련 병원 전공의들은 복귀 여부를 두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박단씨가 대의원회에 올린 글이 다른 일부 전공의들에게도 공유되면서, 일각에서는 “5월 특례에도 대다수 전공의들이 복귀하지 않으면 어쩌냐”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단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지난 16일 대의원회 내부에 “지난 한 달간 몇몇 지역을 돌며 대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분위기는 전과 다르지 않았다.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왜 돌아가냐’는 의견이 절대다수였다”고 했다.

그는 “일부만 복귀하는 상황은 정부에 ‘갈등이 해소됐다’며 사태를 외면할 명분을 줄 뿐”이라며 “그 순간 이후 정책 개선 논의는 멈추고, 남은 사람들은 고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이는 집단 분열과 구조 개선 동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 변화의 기회를 잃고 권리 회복과 정책적 주도권마저 박탈당한 채 종속적인 지위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정부는 해결 의지가 없는 듯하고, 대통령 선거를 치르는 정치권은 이 사태를 정리할 여력이 없다”며 “안타깝지만 대선 이전에 극적인 사태 종결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저도 요즘 지치고 힘들다”며 “심리적,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다”라고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3월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이 있었을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 주저앉을 때가 아니다”라며 복귀 반대 입장을 담은 글을 올려 의료계 안팎에서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