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전남 등 일부 지방에서는 새로 문을 여는 병원보다 문을 닫는 병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도권의 신규 개원 대비 폐업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인구 감소로 수도권으로의 ‘병원 쏠림’이 심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기관 개·폐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개업한 요양기관은 5596곳, 폐업한 요양기관은 4050곳으로 개업한 곳이 1546곳 많았다. 요양기관에는 병원과 의원, 약국, 한의원, 보건소 등이 포함된다.

개·폐업 현황은 지역마다 큰 차이가 났다. 17개 시도 가운데 전남과 울산 두 곳은 신규 개원보다 폐업한 곳이 오히려 더 많았다. 전남에서 폐업한 기관은 104곳으로, 신규 개업한 의료기관(94곳)보다 10곳 많았다. 신규 개원 대비 폐업률은 110.6%다. 같은 해 울산에선 의료기관 75곳이 문을 닫았고 69곳이 새로 생겨 폐업률은 108.7%였다. 두 지역 모두 ‘인구 감소’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2020년 113만6000여 명이던 울산 인구는 지난해 109만8000여 명으로 줄었다. 조선업 불황에 따른 청년 일자리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전남 지역 인구도 같은 기간 185만2000여 명에서 178만9000여 명으로 줄었다.

반면 인구가 늘어나거나 의료 수요가 높은 수도권의 폐업률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인천에선 314곳이 신규 개업하고, 191곳이 폐업했다. 신규 개원 대비 폐업률은 60.8%로 17개 시·도 중 가장 낮았다. 송도·청라·영종 등 경제자유구역으로의 인구 유입 등으로 인천은 최근 1년간(올 2월 기준) 서울과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인구가 늘었다. 경기도와 서울도 폐업률이 각각 65.3%와 68.3%에 그쳤다.

‘동네 병원’으로 불리는 의원급 의료기관만 봐도 시·도별 격차가 뚜렷했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남에선 의원 175곳이 문을 열었고 158곳이 문을 닫아 개업 대비 폐업률은 90.3%였다. 같은 기간 경기도에선 2388곳이 개업하고 1078곳이 문을 닫아 폐업률이 45.1%에 불과했다. 인천(49.6%), 서울(52.8%)도 폐업률이 낮았다. 진료 과목별로도 차이가 컸다. 전체 24개 진료 과목 가운데 폐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곳은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였다.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426곳이 개업했는데 447곳이 문을 닫아 폐업률이 104.9%였다. 산부인과 의원은 개원 248곳, 폐업 219곳으로 88.3%의 폐업률을 보였다. 반면 폐업률이 가장 낮은 과목은 정신건강의학과(15.1%), 신경과(17.5%)였다. 정신질환 진료에 대한 편견이 과거보다 줄어들었고, 고령화로 인해 치매·뇌졸중 등 신경과 진료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