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에서 성행하는 예단·예물 문화는 대체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시대 변화에 맞춰 전통 예물 관습을 간소화하거나 생략하는 반면, 중국 등에선 여전히 수천만 원대 결혼 지참금을 요구하는 관행이 남아 있다.

일본에는 ‘유이노(結納)’라는 예물 교환 전통이 있다. 결혼을 약속한 두 집안이 금전과 물품을 주고받으며 약혼을 공식화하는 절차다. 과거에는 중매인이 양가를 오가며 물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신랑이 신부 측에 보내는 결혼 준비금인 ‘유이노킨(結納金)’도 결혼 과정에 중요한 요소였다. 이를 통해 신부 측이 의상이나 혼수 등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금액은 직장인 평균 월급의 3~5개월 치인 100만~150만엔(약 950만~1425만원) 정도가 일반적이다. 신부 측은 답례로 신랑의 예복 등을 보낸다.

하지만 최근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 속에서 유이노·유이노킨을 생략하거나, 소정의 기념품 등을 주고받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 사이에서는 전통보다 실용과 의미를 더 중시하는 분위기다. 결혼식에 거액을 쓰기보다는 생활비나 여행에 투자하려는 예비부부가 많아졌다. 예식을 올리지 않고 사진만 찍어 소셜 미디어에 올린 뒤 혼인 신고를 하는 문화도 생겼다.

중국에서는 여전히 높은 액수의 결혼 지참금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차이리(彩禮)’는 신랑 측이 신부 가족에게 주는 지참금으로, 오랜 전통이었다. 하지만 차이리 마련을 위해 빚을 지는 신랑도 적지 않다. 신부 측이 고액의 지참금을 요구하면서 파혼하는 등 저출산 해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에서 사회적으로 권장하는 차이리는 3만위안(약 580만원) 정도인데, 그 열 배인 30만위안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은 한국보다 집단주의 성향이 강해 예물·예단 같은 관습이 상대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반면 개인주의 성향이 짙어진 한국과 일본의 젊은 세대는 허례허식을 피하고 실용을 택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