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신랑 A씨는 결혼 비용을 아끼기 위해 ‘허니문’ 대신 ‘미니문’을 다녀왔다. ‘미니문’은 통상 일주일 안팎의 허니문에 비해 여행 기간을 2~4일로 축소한 약식 신혼여행을 말한다. A씨는 소셜미디어에 “집에서 차로 45분 떨어진 관광지에 좋은 호텔을 잡고, 아내와 스파를 하고 골프 치며 4일 동안 푹 쉬었다”고 했다.
최근 해외에선 기간이 짧고 간소한 신혼여행, ‘미니문(minimoon)’이 새로운 결혼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이를 ‘마이크로 허니문’으로 부르기도 한다. 기간을 줄이고 여행지도 국내나 멀지 않은 해외를 택해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근교 도시나 국립공원, 영국은 경치가 좋은 스코틀랜드, 프랑스는 기차로 갈 수 있는 스위스 등으로 짧게 여행 가는 식이다. 이런 방식은 결혼 예산이 모자란 신혼부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여행 기간이 짧아 상대적으로 여행 계획을 짜기도 간단하다.
미국의 한 병원에 근무하는 신부 B씨는 휴가를 길게 낼 수 없어서 집에서 차로 1시간 떨어진 호수를 끼고 있는 관광지로 3박 4일 미니문을 다녀온 경험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숙소는 호수가 근처의 ‘에어비앤비’를 빌렸다고 했다.
해외의 여행 업계에선 ‘Z세대로 갈수록 미니문 인기가 올라가고 있고, 그 수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영국의 결혼 정보 플랫폼 ‘가이드 포 브라이드’가 지난해 2월 16세 이상 2001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1%가 ‘예산에 따라 미니문을 갈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설문 조사에서 미니문을 택하는 이유로 가장 많이 꼽힌 것은 ‘미니문을 가는 것이 더 편하기 때문’(31%)이었다. 정신없는 결혼식 직후 장거리 여행을 가는 것은 부담된다는 것이다. 이어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24%), ‘허니문 여행지에 가는 최적의 시기를 기다리기 위해(22%)’ 등이었다. 일부 커플은 일단 미니문으로 치르고, 훗날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다시 정식 허니문을 가려고 계획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