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미국 등 서구 국가에는 축의금을 아예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규모 하객만 초대하는 ‘작은 결혼식’이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는 통상 결혼식을 구청에서 혼인을 법적으로 인정받는 ‘시민 혼인식’으로 치른다. 신랑 신부와 가족, 지인 등이 참석한 소규모로 열린다. 구청장 등이 주례를 서고 결혼식 사회를 구청 직원이 담당한다. 예식장 대여 등은 무료다. 하객들은 부부에게 작은 선물과 축하 문구가 담긴 편지를 주는 것이 보편적이다. 현금을 주는 경우도 있는데, 부부가 작은 ‘축의금 상자’를 준비하면 여기에 ‘신혼여행 경비’ 명목의 현금과 편지를 넣는다. 결혼식 규모가 작다 보니 부부는 하객에게 받은 돈을 신혼여행 등 필요한 데 쓸 수 있다.
미국에서는 신랑과 신부가 청첩장을 보낼 때 필요한 물품을 적어 함께 보내면, 지인이 형편에 맞춰 골라서 선물하기도 한다.
반면 아시아 문화권인 일본과 중국에서는 우리처럼 높은 축의금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은 회사 동료의 경우 3만엔(약 30만원), 친한 친구라면 5만엔(약 50만원) 정도를 낸다고 한다. 대신 부부는 결혼식에 소수의 지인만 초대하고, 상당 액수의 답례품을 준비한다.
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축의금은 부와 번영을 상징하는 숫자 ‘8’이 포함된 800위안(약 15만원) 이상을 냈다. 최근에는 친한 사이인 경우 직장인 평균 월급의 3분의 1에서 절반에 달하는 2000~3000위안(39만~58만원)을 내기도 한다. 그러자 ‘저출산을 심화시키는 축의금 수준을 낮추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중국 후난성 주저우의 룽샤 마을에서는 혼례나 장례를 열 때 ‘돼지고기 한 근’ 가격에 해당하는 10~12위안(약 2000~2300원)을 축의금·부의금으로 내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매체는 “이런 전통은 소박하지만 따뜻한 농촌 공동체 문화를 보여준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