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공의 7대 요구안’ 수정 필요성을 공식 제기하고, 본원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내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정 갈등이 본격화된 지난해 초 전공의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복귀 조건으로 내세운 7대 요구안에 대해 처음으로 이견이 제기된 것이다.
30일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대위는 사직한 전공의들에게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 대상 현안 공유 및 의견 조사 안내문’을 공지했다.
비대위는 안내문에서 “투쟁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사태에 대한 피로감이 증가하거나, 투쟁 방향성에 의문을 가진 사직 전공의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현 시점에서 대전협의 7대 요구안 및 투쟁의 방향성에 대한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들의 의견을 조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조사 내용에는 7대 요구안 개정 필요성, 향후 협상 전략 등에 대한 문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전공의들은 대전협을 필두로 ‘의대 증원 백지화’를 비롯한 7대 요구안을 고수하며 단일 대오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내부에선 이 같은 강경 투쟁 방식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7대 요구안의 수정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대위가 처음이다.
비대위는 “현 시점까지 정부 측에서 대전협에 협상 제안은 없었다고 전달받았다”며 “대전협에서도 선제적으로 현 정부에 협상을 제안하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대선 전까지 정부에 먼저 협상을 제안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현 상황에서, (대전협은)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은 대선 전에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목표로 보고 있다”며 “그 외 요구 사항에 대해서는 요구안을 간소화하고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작업을 대전협 내부에서 진행 중”이라고 했다.
한편 비대위는 지난 3월 기존 대표가 공중보건의로 입대한 뒤 새 대표로 교체된 상태다. 비대위는 대전협 측에 기존 대표의 자리를 새 대표가 이어받을 수 있는지 대전협 측에 문의했지만, “타 병원과의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거절당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