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생들 복귀에 따라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최종 확정한 가운데,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우리도 5월까지는 복귀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상급 연차 전공의(레지던트 3·4년 차)는 내년 2월 치러지는 전문의 시험 응시 대상자다. 그런데 현행 규정상 수련받지 않은 기간이 3개월을 넘으면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전공의 수련이 올해 3월 시작된 만큼 5월 말까지 복귀하지 않으면 시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18일 서울의 한 대학 병원 사직 전공의 A씨는 본지에 “상당수 전공의가 지난 1년이 얼마나 무익했는지를 내심 느끼고 있다”며 “정부가 5월 중 특례 선발을 열어주면 돌아가겠다는 전공의가 꽤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공중보건의, 군의관 등을 마친 군 전역자들이 5월 전후로 병원에 복귀하기 때문에 이들과 맞춰 복귀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빅5 병원의 사직 전공의 B씨는 “의대생들 단일 대오에 균열이 나는 걸 보면서 전공의들도 ‘우리도 오래가긴 어렵다’는 분위기가 생겼다”고 했다. 수도권 대학 병원 사직 전공의 C씨도 “전문의 자격을 따야 개원이든 해외 진출이든 할 수 있기 때문에 ‘수련은 마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복귀를 고민하는 전공의가 많다”고 했다.

이번에도 전공의들이 대거 시험에 응시하지 못할 경우, 전문의 공백이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현재로선 특례 선발 등 추가 조치 계획은 없다”고 하고 있다. 앞서 두 차례 수련 특례 조항을 만들어준 만큼, 이번에는 유사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수련 병원 관계자는 “PA(진료 지원) 간호사 등으로 전공의 공백을 일부 메운 상태여서, 전공의 복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당장 인력을 다시 받기에는 애매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한편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의정 갈등 이후 처음으로 의대생들과 공식 만남을 갖는다. 22일 오후 ‘대한의료정책학교’ 주최 간담회에서 의대생 20여 명으로부터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