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A군은 지난달 하순 고열과 근육통 증상을 겪었다. 병원에 가 보니 ‘B형 독감’이라는 확진을 받았고, 이로 인해 5일 동안 학교를 결석했다. 독감의 경우 교육청 지침에 따라 5일까지는 결석해도 출석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 학교에는 A군 외에도 학년별로 2~3명씩 독감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 관계자는 “작년 12월에도 학교 전체에 독감 환자가 30명 발생했는데, 개학 이후 독감 환자가 다시 늘고 있다”고 했다.
학령기인 소아·청소년을 중심으로 독감(인플루엔자) 환자가 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3월 30일~4월 5일 의원급 의료기관의 ‘인플루엔자 의사 환자’ 수가 외래 환자 1000명당 16.9명을 기록해, 3월 이후 4주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인플루엔자 의사 환자(Influenza-like illness)란 38도 이상 고열과 함께 기침, 인후통이 있는 환자를 뜻한다.
특히 학령기인 7~18세의 소아·청소년 중심으로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 3월 30일~4월 5일 7~12세의 인플루엔자 의사 환자 수는 1000명당 53.8명, 13~18세는 1000명당 56.1명을 기록했다. 전 연령 평균의 3배가 넘는다. 바이러스 유형은 B형이 21.2%로 가장 많았다.
흔히 독감으로 불리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호흡기 질환이다. 기침, 재채기 등을 통해 사람끼리 전파된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0~2022년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독감 유행이 거의 없었지만, 지난겨울 다시 유행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독감 집단 면역이 형성이 안 된 상황에서, 개학하고 학생들이 모이다 보니 다시 유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밀폐돼 있고 환기가 안 되는 환경에서 집단으로 모여 있으면 감염 위험성이 커진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은 “인플루엔자 증상은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하지만, 입원하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며 “백신 미접종자는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맞아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