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의료와 필수 의료를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 병원을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지만, 2년째 실현되지 않고 있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2023년 10월 국립대 병원 등을 중심으로 필수 의료를 강화하는 내용의 ‘필수 의료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여기엔 국립대 병원 관리 업무를 현재 교육부에서 복지부로 이관하겠다는 계획도 담겨 있었다. 국립대 병원은 국립대학 소속이라 교육부가 담당해 왔지만, 보건·의료 정책을 총괄하는 복지부가 관리하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취지다.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환자들이 쏠리는 가운데 국립대 병원을 키우는 게 지역·필수 의료를 강화하는 데 핵심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전국 국립대 병원 17곳 가운데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을 제외한 15곳이 지방에 있다. 복지부는 국립대에 전폭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지역의 중추적 의료 기관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특히 현 정부 들어 ‘유보 통합’을 추진하며 복지부의 어린이집 업무를 교육부로 이관하는 데 성공하면서, 국립대 병원의 복지부 이관도 수월하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있었다. ‘부처 밥그릇 싸움’ 때문에 교육부가 반대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2년째 국립대 병원의 이관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회엔 국립대 병원의 복지부 이관 법안이 4개나 발의돼 있지만, 상임위에서 한 차례도 논의된 적이 없다.

법안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립대 병원들의 반대가 심한 영향으로 알려졌다. 국립대 병원장을 지낸 한 교수는 “복지부에서 국립대 병원을 맡으면 교육·연구 기능은 저평가되고, 병원의 자율성이 떨어질 것이라고 교수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작년 2월 시작된 ‘의정 갈등’ 이후 복지부에 대한 의대 교수들의 반감이 커진 것도 한 이유로 알려졌다.

대부분 국립대 병원은 의정 갈등 이전부터 경영난을 겪어왔는데, 의정 갈등 이후 재정난은 더 심각해졌다.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업무 부담이 늘어난 지역 국립대 병원 교수들이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대거 이동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