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따른 의정 갈등 장기화로 전국 국립대 병원 11곳이 지난해 5000억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과 경북대병원은 1000억원 넘는 적자를 냈다.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전국 11개 국립대 병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대 병원의 지난해 전체 손실액은 5663억원으로 집계됐다. 의정 갈등 이전인 2023년 손실액(2847억원)과 비교해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손실 규모가 가장 큰 국립대 병원은 서울대병원으로 1106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3년에는 4억원대 적자에 그쳤으나, 1년 사이 1100억원 넘게 늘어났다. 경북대병원도 104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년 적자(408억원)의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다른 국립대 병원들도 수백억 원대 적자를 냈다. 전남대병원(677억원), 부산대병원(656억원), 전북대병원(491억원), 충북대병원(419억원)이 400억원 넘는 적자를 냈고, 충남대병원(335억원), 제주대병원(335억원), 강원대병원(315억원), 경상국립대병원(306억원)은 300억원대 적자를 기록했다. 전남대병원은 적자 규모가 전년의 2.9배로, 충북대병원은 9배로 늘었다. 흑자를 기록한 곳은 분당서울대병원이 유일했다. 이 병원은 지난해 17억원의 흑자를 냈는데, 2023년 흑자 규모(26억원)에 비하면 소폭 감소한 것이다.
의료계에서는 “전공의 이탈 등 의정 갈등 여파로 수술과 입원 건수가 줄어들면서 국립대 병원들의 재정 상황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외래·입원 등 의료 수입은 줄었지만, 인건비나 시설 유지비 등 고정 비용은 계속 나갔기 때문에 순손실 규모가 커졌다는 얘기다.
또 여기에는 장례식장·주차장·구내식당 등 부대시설을 통해 올리는 수익도 포함돼 있어, 순수 의료 부문만 따져보면 적자 규모는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 병원 11곳의 의료 부문 손익은 2023년 4559억원 순손실에서 지난해 9218억원 순손실로, 적자 규모가 2배 이상으로 커졌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의료 부문 순손실 규모가 2023년 916억원에서 지난해 2178억원으로 2.4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