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TLC 요양원, 인도네시아 요양보호사와 호주 노인/ 오주비 기자

호주뿐 아니라 고령화를 겪는 해외 주요 국가들은 외국인 돌봄 인력을 모집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호주는 한국인도 선호하는 국가로, 실제 호주로 간병업 취업 이민을 가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한국인을 비롯한 돌봄 인력이 여러 국가 중 호주행(行)을 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은 고연봉을 그 이유로 꼽았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고속빈(33)씨는 세계 50대 로펌의 말레이시아지부 비서실 등에서 근무하던 사무직 직장인이었다. 그러다 2년 전 호주에 와 최근 돌봄 자격증을 수업을 듣고 있다. 그는 “호주 요양보호사 월 급여가 말레이시아 로펌 비서실 월급의 4배 정도”라고 말했다. 한국인 박지유(45)씨는 호주 시드니의 요양원 두 곳에서 파트 타이머로 일하고 있다. 한 주에 60시간을 근무하고 월급 8000호주달러(약 720만원)를 받는다. 연봉으로는 9만6000호주달러(약 8600만원)다. 시급이 호주 최저 시급보다 20% 이상 높고, 주말·야간수당도 있다고 한다. 박씨는 “요양보호사 일을 한다고 하면 한국의 친구들이 안쓰럽게 생각하는데, 매우 만족한다”며 “고연봉을 받으며 아이 초등학교 졸업도 시켰다. 한국의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픽=송윤혜

외국인에 개방적인 사회 분위기도 중요하다. 호주에는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가진 이도 많다 보니 차별이나 생활에서의 어려움이 적다는 것이다. 1년 3개월째 호주 돌봄 인력으로 일하고 있는 한국인 고다니엘(26)씨는 “잠깐 일을 하러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호주에 왔는데, 처우가 좋길래 요양원에서 일하며 영주권을 받으려고 한다”며 “동료 대부분이 외국인이라 외국인에 대한 차별도 없으며 동료들과 좋은 관계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영어권 국가인 호주는 자녀 등 가족이 함께 와 정착하기 좋다고 말한다. 필리핀인 제이알 라디오(41)씨도 “원래 영어를 할 수 있어 따로 언어 교육을 안 받아도 돼 좋았다”며 “노인을 돌보는 일을 하면 시급이 빠르게 올라가는 점도 좋다”고 했다. 이러다 보니 한국 유학원에서도 ‘호주 간병인 자격증’ ‘호주 요양보호사 취직’ 같은 광고를 내걸며 이민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