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23일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당초 예상한 0.74명을 넘어서는 0.75명을, 연간 출생아 수는 24만명에 근접한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주 부위원장은 이날 제8차 인구 비상 대책 회의에서 “이제 9년 만에 출생아 수 반등은 확실시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4년 11월 통계청 인구 동향에서 출생아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4.6% 증가하는 등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1~11월 누적 출생아 수도 전년보다 3% 늘어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15~49세 가임기 여성 한 명이 낳으리라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은 2023년 0.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 출산율은 2015년(1.24명) 이후 매년 가파르게 떨어져왔다. 합계 출산율 0.75명은 통계청이 작년 2월 예상한 0.68명을 훌쩍 뛰어넘은 수치다. 코로나 사태로 미뤄졌던 결혼이 늘면서 출생아 수가 늘었고, 정부·지자체·기업의 저출생 대책과 캠페인 등으로 결혼·출산에 대한 인식도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해 반등 추세를 올해도 이어가기 위해 후속 저출생 대책을 차례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이날 인구 비상 대책 회의에서도 새로운 저출생 대책이 발표됐다. 먼저 다자녀 가정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미성년 세 자녀 이상 가정에는 주말·공휴일 고속도로 통행료 20% 감면을 추진한다. 현재 전국 휴양림 37곳에서 두 자녀 이상 가정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숙박 시설 우선 예약 제도’는 전국 휴양림 47곳 전체로 확대한다. 또 다자녀 가정 자녀가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 집 근처 학교, 형제자매와 같은 학교 등으로 배정해 주는 ‘일반고 우선 배정 제도’의 전국적 확대도 추진한다.
공무원은 육아휴직(자녀 1인당 최장 3년)을 자녀가 12세 또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될 때까지 쓸 수 있도록 국가공무원법을 개정한다. 현재 육아휴직 법정 요건은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를 둔 경우’인데, 초등학생 자녀 돌봄 수요를 고려해 이를 확대하는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 등 일부 대기업은 자녀 나이 12세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공직 사회로 확대해 민간의 적극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해외 주요국 중에서도 스웨덴은 자녀 나이 12세까지 육아휴직(자녀 1명당 부부 합산 480일)을 쓸 수 있고, 이탈리아·아일랜드 등도 12세까지 육아휴직을 보장한다. 영국도 18세까지(자녀 1명당 18주) 육아휴직을 쓸 수 있다. 정부는 또 공무원들이 현재 ‘출산 후 90일 내’에만 쓸 수 있는 배우자 출산휴가를 ‘출산 예정일 30일 전부터 출산 후 120일 내’에 쓸 수 있도록 사용 가능 기간을 늘릴 방침이다.
위원회는 이날 고령화 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우선 현재 저소득층 중심으로 제공되는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를 노인 전체로 확대한다. 또 아파트 등을 새로 지을 때 ‘고령 친화 주택’을 일정 비율 이상 포함하면 용적률 상향 같은 인센티브를 준다. 고령 친화 주택은 안전 손잡이 등 고령자 맞춤 안전·편의 시설, 식사·청소·안부 등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주택이다. 이와 함께 고령자용 민간 임대 주택인 ‘실버 스테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일정 비율 이하는 ‘분양형 공급’도 허용한다.
주형환 부위원장은 “우리나라 75세 이상 인구 비율이 앞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의 4배 이상 속도로 가파르게 높아져 25년 뒤인 2050년엔 국민 4명 중 1명에 이를 전망”이라며 “국가 존망이 걸려 있다는 비상한 각오로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