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4월부터 약국·병원 등에서 빨간 십자(+·레드 크로스) 모양의 ‘적십자 표장’을 무단으로 사용할 경우, 최대 7년 이하 징역이나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전시 부상자 구호의 상징인 적십자 표장이 상표법 보호 대상이 되는 데 따른 것이다.

22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최근 특허청으로부터 적십자 표장의 상표등록출원과 관련해 ‘출원공고 결정서’를 받았다. 출원공고란 특허 당국이 심사한 결과, 상표 등록을 거절할 사유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일반에 공고하는 절차를 뜻한다. 공고일인 지난 6일부터 두 달간 특별한 이의 신청이 없으면 상표 등록이 결정된다.

적십자 표장이 상표로 등록되면 상표법에 따라 무단 사용자는 상표침해죄로 최고 7년 이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현행 적십자사 조직법상으로는 10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500만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상표 등록 완료 후 처벌이 대폭 강화되는 것이다.

약국·병원 등의 적십자 표장 무단 사용은 그간 지속적으로 문제가 돼왔다. 적십자 표장은 1864년 제네바 협약 체결 당시 국제 적십자 운동의 창시자 앙리 뒤낭의 조국인 스위스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 스위스 국기 문양의 색상을 반전한 디자인으로 채택됐다. 무력충돌이나 재난 때 부상자와 의료 종사자 등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 만큼 적십자의 인도주의 활동을 표시하는 수단으로만 쓰도록 국제법에도 규정돼 있다. 의료 구호 목적 외 상업적 사용은 엄격히 금지돼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직관적이고 눈에 띈다’는 이유 등으로 일부 약국과 병·의원은 간판 등에 녹색 대신 빨간 십자를 내걸었다. 의약품·의료기기 등에 적십자 표장을 사용하는 업체도 적지 않았다. 처벌 수위가 약하고, 실제 처벌로 이어진 경우도 거의 없어 무단 사용이 이어져 온 것이다. 이에 적십자사는 2023년 표장 보호를 위해 약국·병원, 의약품, 의료기기 등 3개 상품군에 상표 등록을 출원했다.

적십자사는 다만 향후 상표 등록 완료 후에도 일단 법적 대응보다는 계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작년에도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와 함께 ‘적십자 표장 보호 캠페인’을 전개한 바 있다. 적십자사는 “상표 등록을 완료한다고 해서 당장 상표법 위반으로 사업자를 고소하는 등 법적 대응할 계획은 없고, 캠페인 등 계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