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5~6명만 뇌졸중과 심근경색증의 조기 증상을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심뇌혈관 질환은 ‘골든 타임’ 내 병원으로 가야 사망·장애를 줄일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20일 “설 연휴를 앞두고 추위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조기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119에 연락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질병청의 지역 사회 건강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조사 참여자들의 뇌졸중과 심근경색증 조기 증상 인지율은 각각 59.2%, 49.7%에 그쳤다.
뇌졸중은 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뇌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갑자기 한쪽 얼굴·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면 뇌졸중을 의심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갑자기 평소와 달리 말이 어눌해지거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경우, 어지럽거나 몸의 중심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뇌졸중이 찾아왔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앞이 반만 보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뇌졸중 조기 증상 중 심한 두통은 머리를 망치로 내려치는 듯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권순억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최근 의학 발전으로 발병 직후 몇 시간 안에 병원에서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뇌졸중 증상 회복이 가능하다”고 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뇌졸중을 조기 감별할 수 있는 ‘이웃 손발 시선’이라는 식별법을 개발했다. 환자가 ‘이~’하고 웃기와 두 손 앞으로 뻗기가 가능한지 관찰하고, 발음이 명확한지, 시선이 한쪽으로 쏠리지는 않는지를 살피면 된다.
심근경색증은 심장 혈관이 막히거나, 심장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안돼 괴사가 일어나는 질환이다. 가슴·턱·목·등 부위에 심한 통증이나 압박감이 느껴질 때, 갑자기 숨이 찰 때, 팔·어깨에 통증이 느껴질 때도 심근경색증을 의심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 같은 심뇌혈관 질환 증상이 나타났다면 가족을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119에 신고한 뒤 병원에 가야 한다. 증상이 가라앉길 기다려서도 안된다. 환자가 직접 운전하는 것은 위험하다. 야간이나 주말에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 인근 병원이 문을 여는 시간까지 기다리다 골든 타임을 놓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