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중 필요 이상으로 환자들의 혈액 검사를 자주 하는 곳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병원에선 평균치의 12배에 달하는 과도한 검사를 하면서, 한 해 동안 약 6330L의 과다 채혈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3년 입원 환자 일반 혈액 검사 현황 분석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일반 혈액 검사란 채혈을 통해 백혈구·적혈구·혈소판·혈색소 수 등을 측정해 혈액 상태를 파악하는 검사다. 건강검진이나 질병을 진단할 때 채혈하는 방식으로, 평균 수가(건보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는 4400원이다. 3~5㎖의 소량을 채혈하는데, 간 기능 검사나 신장 기능 검사 등이 포함될 경우 추가로 10~20㎖ 정도의 혈액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건보공단이 2023년 30건 이상 입원이 발생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1719곳을 조사해보니, 평균을 초과해 시행된 일반 혈액 검사 횟수는 총 211만회에 달했다. 최소 채혈량(3㎖)으로 가정했을 때 최소 6330L의 과다 채혈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헌혈(400㎖)로 환산하면 1만5825회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경증이고 젊어 잘 회복 중인 환자에게 중증 환자만큼 자주 혈액 검사를 하는 식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다. 과다 채혈 기관은 대부분 병원급으로 120곳 중 111곳이었고, 중증 환자가 많은 상급종합병원은 1곳, 종합병원은 8곳이었다. 2023년에 평균 대비 2배 이상 일반 혈액 검사를 많이 시행한 의료기관은 모두 병원급에 해당했다. 다른 기관 대비 12배에 달하는 혈액 검사를 시행한 곳도 있었다. 병원마다 혈액 검사 횟수가 천차만별인 것이다.
불필요한 검사로 의료비가 지출되고 있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의료기관의 입원 30일당 일반 혈액 검사 횟수는 평균 6.7회로, 상급종합병원은 평균 12.8회, 종합병원은 7.5회, 병원급은 6.3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