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를 3년 이상 피우면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보다 대사 증후군 발생 위험이 3.2배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대사 증후군은 당뇨 전 단계,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 여러 질환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이대서울병원, 아주대의료원, 미 콜로라도대 공동 연구팀은 2018년 한국의학연구소(KMI)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7만8004명을 1년 이상 추적 관찰한 결과를 최근 국제 학술지 ‘담배 유발 질병’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3년 이상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운 사람의 대사 증후군 발생 위험이 전자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의 3.2배였다. 과거 일반 담배(궐련)를 피운 경험이 전혀 없고, 전자담배만 사용했는데도 대사 증후군 위험이 높아졌다는 결과다. 또 궐련형 전자담배를 하루 16회 이상 피운 사람을 조사해 보니, 대사 증후군 발생 위험이 하루 1~5회 피운 사람보다 33% 높았다.
그동안 ‘덜 해롭다’고 알려졌던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다룬 연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일본 국립보건과학연구소는 2022년 보고서에서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생성된 에어로졸(공기 중 입자) 추출물은 폐암 줄기세포의 증식을 유도했다”며 “이 에어로졸에는 폐암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해로운 화학물질이 포함돼 있으며, 이는 폐암 발병과 관련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한편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15일 “담배 회사가 판매한 담배가 일으킨 중독과 질병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는 것은 흡연 관련 질병의 피해자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건강권을 부정하는 중대한 오류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담배 소송 항소심 11차 변론’에서 이같이 말했다. 건보공단은 2014년 담배 회사 세 곳(KT&G·한국필립모리스·BAT코리아)을 상대로 “흡연으로 인한 질병 치료에 들어간 진료비를 배상하라”며 533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2020년 1심에서 흡연과 폐암 발병의 인과관계, 담배 회사의 불법행위 등을 인정하지 않아 담배 회사의 손을 들어줬고 공단이 불복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