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둥이의 의료비 지원 한도를 최대 2배로 인상한다. 고위험 산모·신생아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의료 센터도 신설한다. 이른둥이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출산·양육의 어려움을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유혜미 저출생대응수석비서관은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이른둥이 특화 저출생 대책을 발표했다. 이른둥이는 임신 기간이 37주 미만이거나, 2.5kg 미만의 저체중인 경우다. 정부는 기존 1000만원 한도인 이른둥이 의료비 지원 한도를 최대 2000만원까지 높이기로 했다. 출생 체중에 따라 고위험군일수록 인상 폭을 높였고, 이른둥이이면서 선천성 이상아(출생 후 2년 내 선천성 이상으로 진단·입원·수술한 경우)인 경우는 의료비 지원 한도를 합산해 최대 270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가 중증도에 맞춰 함께 치료받을 수 있도록 전문 기관인 ‘중앙 중증 모자 의료센터’ 2곳을 신설하고, 이송·진료 협력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른둥이가 지속해서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퇴원 시점에 코디네이터를 배정해 퇴원 이후 발달 상황에 대한 추적 관리를 지원한다. 이 같은 사업은 일부 지자체에서 이미 시행 중인데, 전국으로 확대키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이른둥이 부모와 간담회를 갖고 “저도 어머니께서 바쁜 직장 생활을 하셨기 때문에 칠삭둥이 2.3㎏ 미숙아로 태어났다”면서 “이른둥이를 비롯해 신생아와 고위험 산모 집중 치료실에 대해 보상을 강화하고 의료 개혁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월 이 병원에서 국내 최초 자연 임신으로 다섯 쌍둥이를 낳은 김준영·사공혜란씨 부부를 만나 “온 국민이 축하합니다”라며 거듭 축하했다. 윤 대통령은 9월 체코 순방 도중 다섯 쌍둥이 출생 소식을 듣고 축하 메시지와 선물을 전달했었다. 이날 다섯 쌍둥이 등이 입원한 신생아 집중치료실을 둘러본 윤 대통령은 “정말 오밀조밀하고 예쁘다. 하나님의 섭리가 참 대단하다”며 “대통령이 된 이후 가장 진한 감동”이라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른둥이는 수개월간 병원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받다 보니 정작 아기를 집에 데리고 갈 때 지원 시기가 지나거나 얼마 남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출생일을 기준으로 관련 서비스를 산정하는 현행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최근 결혼·출산 연령이 올라가고, 난임 시술로 인한 다태아 비율도 늘며 이른둥이가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출생아 중 이른둥이 비율은 12.2%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