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의대 교수들이 “의료계가 ‘의대 정원 증원 절대 안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오해”라며 “정부가 원점 재논의를 받아들이면 의료계도 일단 교육이 가능한 정도의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합의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정부를 향한 대화의 물꼬를 넓힌 것이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대통령실 레드팀께: 의료개혁, 이대로 좋습니까?’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레드팀은 조직 내 잘못된 점을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정부가 원점 재논의를 받아들이면) 일단 지금 의대 시설과 교수진으로 교육 가능한 정도의 증원을 하고, 과학적 근거가 나오면 (추후 정원을) 합의할 수 있다”며 “이 이야기는 대한의사협회(의협)에서도 동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지난 24일 내년 대학 입학전형의 시행계획을 승인했다.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확정된 것이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의대 정원 (확정) 발표했다고 해서 변경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곽재건 비대위 부위원장도 “의료계가 이야기하는 ‘원점 재논의’나 ‘증원 백지화’는 0명을 말하는 게 아니다”라며 “숫자에 얽매이면 힘들고, 정상적인 교육이 되는 상황에서 점진적으로 필요한 것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준성 비대위 대외협력팀장은 “’원점 재논의’라는 큰 틀이 있어야 의대생, 전공의들도 납득할 것”이라며 “정부가 한 발 물러서는 것이 의료계를 향한 진정성 있는 대화의 자세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의대 정원 증원이 지지율에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대로 강행한다면 대통령께서는 우리나라 의료계를 붕괴시킨 책임자로 손가락질 받게 될 것”이라며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듯이, 올바른 의료 개혁을 위해서는 타협의 절차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오는 30일 출범을 앞둔 22대 국회를 향해서는 “현 정부는 3개월 넘게 사태를 해결하지 못하고 협박을 일삼고 있고, 사법부도 현 의료 대란을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흘려 보내고 말았다”며 “이제 국민이 기댈 수 있는 것은 국회가 유일하다”고 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30일 오후 9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을 포함한 전국 시도 곳곳에서 의대 증원 정책 등을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날 방재승 전 비대위원장은 “서울의대 교수들도 의협 촛불집회에 당연히 참석할 것”이라며 “의료계는 직역이 다양하지만 현재 마음은 모두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