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열·뎅기열·지카바이러스감염증 등 모기로 인한 감염병을 막기 위해 4월부터 전국 공항·항만에서 모기 감시 사업이 시작된다. 비행기나 선박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모기에 병원체가 있는지를 확인해 해외 감염병의 국내 토착화를 막겠다는 취지다.

질병관리청은 4월부터 10월까지 인천·김해·청주·무안 등 국제공항 4곳과 부산·인천·평택·제주항 등 항만 15곳에서 이같은 사업을 시행한다고 31일 밝혔다.

작년 11월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환승라운지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빈대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이태경 기자

감시 대상 병원체는 뎅기열, 황열, 지카바이러스감염증, 웨스트나일열, 일본뇌염 바이러스 등 5종이다. 현재는 일본뇌염 바이러스만 국내 서식 모기에서 나타나고 있다.

질병청은 통상 6월부터 감시 사업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두 달 앞당겼다. 코로나 이후 국가 간 교류가 늘고, 기후 온난화의 영향으로 모기를 매개로 한 감염병이 세계적으로 늘고 있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실제로 모기로 인한 국내 감염병 발생 건수는 2020년 51건에서 2022년 117건, 지난해 223건으로 갈수록 늘고 있다.

질병청은 모기 채집 지점도 기존의 29곳에서 36곳으로 확대했다. 감시 결과는 지방자치단체와 공유해 모기 방제와 감염 예방 등에 활용된다.

한편 질병청은 지난 30일 자로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올해 일본뇌염 주의보 발령은 지난해(3월 23일)에 비해 7일가량 늦어졌다. 부산·경남·전남·제주 등 남부지방의 3월 평균기온이 지난해 대비 낮아져 모기의 활동이 다소 늦어진 것이 이유다.

국내에서는 매년 20명 내외의 일본뇌염 환자가 발생한다. 대부분 8~9월에 첫 환자가 신고되고, 11월까지 환자가 나온다.